이재현 “젋은이의 꿈 기지” 강조, 교육불평등 해소 기여
문화인재 육성…CJ 계열사 취업 기회 제공

공정거래법이 38년 만에 전면 개편되면서 대기업집단이 설립한 공익법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대기업이 재단을 설립 목적과 다른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 및 사익편취 등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정위의 이 같은 규제에 따라 공익재단이 보다 투명하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익법인 전체를 잠재적인 범법단체로 간주해 되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에 이어 국세청에서도 대기업이 출연한 200여개 공익재단을 대상으로 탈세 여부를 가리겠다고 나서고 있어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CJ그룹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문화예술 관련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CJ그룹은 공익사업 역시 기업 특색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CJ는 “기업은 젊은이의 꿈 기지가 돼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 따라 아동·청소년 및 청년들을 위한 각종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CJ 소속 공익재단은 CJ나눔재단과 CJ문화재단 두 곳이다. 이재현 회장이 직접 재단 설립에 관여한 만큼 이들 재단은 지주사 및 계열사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CJ나눔재단은 ▲CJ 16만4004주(0.56%) ▲CJ제일제당 3만351주(0.21%)를 가지고 있고 CJ문화재단은 ▲CJ 12만5681주(0.43%) ▲CJ제일제당 7844주(0.05%) 등을 들고 있다.

CJ나눔재단은 지난 2005년 이 회장이 사재 25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재단이다. 당시 CJ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은 146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마련해 재단 설립을 지원했다. 재단 이사장은 이재현 회장이 맡고 있다.

재단을 설립하면서 이 회장은 “교육의 기회가 적어 가난이 대물림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재단 운영에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기획한 CJ나눔재단 사회공헌프로그램 CJ도너스캠프는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교육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기부 시스템을 도입해 시민들의 참여도 독려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CJ나눔재단의 총수입은 148억276만원이다. 이 중 97%(144억2849만원)은 기부금으로 마련됐다. 기부금은 대중모금과 기업·단체 기부금이 각각 20억6697만원, 57억8212만원을 차지했다. 총지출액은 144억7390만원이며 목적사업비로 140억8319만원이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재단은 설립 후 지금까지 4700여개의 공부방을 마련하고 70만3000여명의 아동·청소년을 지원했다.

사진=CJ도너스캠프 공식 블로그

이듬해인 2006년에는 CJ문화재단이 마련됐다. 문화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라 강조해온 CJ는 CJ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예술인 지원에 나섰다. 재단 설립을 위해 이재현 회장은 1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CJ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총 240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냈다. 해당 재단 이사장 역시 이 회장이다.

CJ문화재단은 음악·영화·뮤지컬·연극 등 대중문화 분야 인재를 발굴·육성하고 창의적인 문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튠업·스테이지업·스토리업·아지트 등이 있다.

각각의 프로그램을 통해 CJ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 및 콘텐츠 개발 등을 지원한다. 전문가 멘토링은 물론 대중과의 소통도 도모한다.

재단에서는 지난 2016년까지 총 112명의 뮤지션을 선정해 27개 앨범을 제작지원하고 92명의 뮤지컬·연극 창작자를 발굴·육성해 48개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밖에 94명의 신인 스토리텔러를 발굴해 총 7편의 극영화·다큐멘터리를 스크린에 올렸다.

CJ가 내세우는 공익사업은 단순 기부 및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4년 재단에서 마련한 ‘꿈키움창의학교’는 청소년들이 관심 있는 직업 분야를 직접 체험해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CJ꿈키움아카데미’는 요리·외식업 및 서비스 분야와 관련해 전문적인 교육은 물론 CJ계열사 취업 기회까지 제공하는 취업연계형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CJ꿈키움아카데미 1기 수강생 중 75%에 해당하는 28명은 관련 교육 과정을 마친 후 CJ푸드빌에 최종 입사했다.

CJ는 올해부터 CJ올리브네트웍스·CJ프레시웨이 등과 함께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하고 선발 인원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CJ나눔재단 관계자는 “CJ가 강하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문화예술 관련 사업과 연계해 교육 및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며 “2005년 재단이 처음 출범했을 때 4~5학년 정도였던 아이들이 이제는 사회로 나가는 시점이 되면서 생애주기에 맞춰 취업연계형 프로그램도 런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만족감이 높아 향후 관련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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