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벽학 코람코자산운용 전무.

맥쿼리인프라 임시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국내 민자사업 1세대 전문가이자 맥쿼리인프라의 대체운용사 후보 코람코자산운용의 송벽학 전문가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Q. 언론을 통틀어 첫 인터뷰다. 인터뷰에 응하게 된 계기는?

A. 내일(19일) 맥쿼리인프라 운용사 변경을 위한 임시주총으로 언론 등을 통해 논란이 되고있다. 특히 코람코의 운용능력에 대한 비판이나 맥쿼리인프라 수수료가 적정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인프라 업계 1세대로서의 경력에 비추어 왜곡된 주장을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Q. 국내 인프라 사업 환경 및 보수 수준은 어떤지?

A. 업계 전반적으로 2005년 전에는 인프라 프로젝트들의 사업수익률이 높아서 운용사 보수도 비교적 후한 편이었던 반면 이후 저금리 기조로 사업수익률 낮아짐에 따라 운용사 보수도 낮아졌다. 특히 대형 펀드의 경우 시장수수료가 12, 13bps 수준, 많이 받으면 15~20bps 수준에 형성되어있다. 특히 최근 국내 주요 운용사들이 투자한 서울-광명 고속도로 또한 고금리 시절부터 10년이 넘는 사업 협의가 이루어졌음에도 최근 저금리 기조를 반영하여 15bps 내외로 운용이 이뤄질 예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2003년 KDB 인프라자산운용의 한국인프라(1400억원 규모)펀드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KDB인프라자산운용의 창립멤버로 다수의 대형 펀드를 조성한 경험이 있는데, 업계에서는 보통 NAV(투자금액)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맥쿼리는 2006년 상장시점에 투자원금이자 그때 당시 시가총액인 1조7000억원의 1.25%를 받았는데, 당시에 맞는 수준이지만 지금은 시가총액이 3조를 상회하여 실제로 NAV(투자금액) 대비 약 2.5% 수준이라 국내 대형 펀드들과 비교를 하면 단연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2008년 부산신항만 2-3단계 이외 투자는 이미 상장시점에 다 이루어진 점, 업무의 특성상 펀드 규모가 늘어난다고 그에 비례하여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은 점(특히나 그 펀드 규모는 신규 자산의 편입으로 인한 증가가 아닌 단순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인한 시가총액 변동)을 고려했을 때 과거 금리가 높던 시절 체결된 보수 수준을 고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Q. 맥쿼리인프라 보수 적정성을 놓고 액티브(active) / 패시브(passive)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생각은?

A. 인프라 업계 대부분 FI(재무적투자자)가 맥쿼리와 같은 방식으로 주식과 후순위대출 형태로 투자한다. 어차피 민자사업 투자금은 후순위대출이 주를 이루고 주식의 비중(금액)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맥쿼리만이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고 책임운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맥쿼리가 국내 타 펀드와의 비교에 대해서 해당 펀드들은 단순 BTL이며 채권 투자에 가까워 경영권 지분을 투자한 맥쿼리인프라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얘기 또한 맞지 않다.

액티브 운용이라하면 운용사의 역량으로 펀드를 밸류업(value-up) 해야하는데 민자사업은 어차피 실시협약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게임의 룰이 정해져 있어(현금흐름이 채권과 유사함) 구조적으로 업사이드(upside)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또, 맥쿼리인프라는 2006년 상장 전에 이미 좋은 업황 사이클이 끝났고 2008년 부산신항 투자 이후 신규자산편입이 없다. 신규자산 영입 없이 액티브 운용을 한다고 우기기 힘들다. 그렇다면 액티브 운용이 아닌데 수수료만 액티브하게 받는 격이다. 패시브하게 운용되는 펀드인 만큼, 수수료도 이에 맞춰야한다.

Q. 운용사 변경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A. 보수를 우리가 제시한 수준으로 변경하면 지금 주가에도 배당률이 1%p가량 증가한다. 미래에도 마찬가지다. 채권형 자산으로 주가도 따라 올라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맥쿼리인프라는 3조원 규모의 대형펀드라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 펀드 규모가 크다고 운용력이 더 필요한 건 아니다. 시총이 커진 건 운용사 밸류업이 아니라 과거 몇 년간 금리 변동에따라 가격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펀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낮은 수수료율을 부과해도 그 수수료의 절대 금액이 커 관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다.

현재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자산은 과거 사업수익률이 좋을 때 확보한 자산이라 더 이상 국내외 통틀어 개발도상국과 같이 성장기에 있고 리스크가 있는 국가의 투자가 아닌 이상 이만한 고수익의 자산을 찾을 수 없다. 주주관점에서 현 자산을 적절히 관리해서 주주에게 돌려주는게 합리적이다. 따라서 코람코는 1년동안 신규자산 편입할 생각은 없다. 코람코가 제안한 시총 대비 15bps도 투자원금대비 환산시 30bps로 당사가 제안하는 수수료도 타 펀드 대비 높은 수준으로, 충분히 운용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보수 수준이다.

Q. 코람코자산운용의 운용 역량에 대한 우려가 있다.

A. 코람코자산운용의 인프라 팀은 올해 초 신설되어 팀 track record가 없지만 운용 역량에 있어서 핵심은 실제 운용하는 ‘선수’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인프라부문 전응철 대표를 포함, 코람코 인프라팀 운용전문인력들은 업계에 오래 있었고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사람들이다. 탄탄한 인력구성과 더불어 회사 코람코그룹은 리츠 및 신탁 포함 18조원을 운용하는 곳으로 재무, 시스템 등 기반을 잘 갖추고 있으며 장기 자산을 운용하기에 재무적 안정성도 중요한데 코람코그룹은 매우 안정적이다. 코람코의 운용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단순 비난에 불과하다. 인프라자산은 정해진 실시협약에 따라 게임의 룰이 세팅되어있고 그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맥쿼리만 운용 할 수 있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듯이 KB자산운용, KDB인프라 자산운용 등 국내 다수의 자산운용사 또한 다수의 재구조화 건을 진행하고있다.

Q. 국내 자산운용사로서 정부와의 협상력이 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A. 대한민국 정부가 내국인과 외국인 운용사를 차별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실시협약이라는 게임의 룰이 있기때문에 맥쿼리 혹은 국내사이기때문에 운용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따지고보면 맥쿼리코리아(맥쿼리자산운용)도 국내법인이고 직원들 또한 다 내국인이다. 핵심은 맥쿼리인프라가 공모펀드기때문에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운용방침으로 협상에 임한다. 본인 또한 KDB인프라 재직 중 자금재조달을 진행 할 때에 국내운용사임에도 주주이익보호를 최우선 운용방침으로 두고 협상했다. 단순히 외국계라서 협상력이 있다 또는 국내사라서 협상력이 부족하다라는 것은 편향된 생각이다. 용인경전철이나 의정부경전철 등 모두 국내사가 운용중이지만 소송을 진행중이거나 사업자가 소송을 이긴 사례이다.

Q. 운용사 변경시 계획은?

A. 내일 임시주총에서 임시운용사로 선정되면 보도자료에서 발표했듯이 펀드명을 코리아코어인프라로 변경할 예정이다. 또 업무 인수인계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여 투자법인의 자금집행내역, 비용적절성 등을 내부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대외적으로는 시총 100대 기업 중 국민연금이 투자하지않은 거의 유일한 회사임을 고려하여 국민연금 그리고 한때 투자자였던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연기금을 대상으로 IR 활동을 분기별 최소 1회 이상 활발하게 할 예정이다. 해외주주는 현재 영국계가 많은데 홍콩, 싱가포르 등 타 지역으로 확장을 목표로 임시운용 기간 1년간 2회 정도 해외 IR을 계획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맥쿼리(맥쿼리자산운용)가 최근 몇 년간 IR에 있어 그렇다 할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더 액티브하게 IR활동을 했다면 주가가 더 향상되지 않았을까 싶다. 임시운용사로 1년동안 패시브하게 운용할 예정이며 경쟁입찰을 통한 재신임 절차도 기존 제안한 바와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

Q.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A. 임시주총 안건에 대해 5개 의결권 자문사에서 의견을 발표했다. 찬성을 권고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글래스루이스는 물론 반대를 권고한 ISS 및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서도 모두 공통적으로 수수료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의결권 자문사의 결론이 갈리는 가운데에 특히 국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기관의 특성상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이였을 수 있지만, 이번 안건에 대해서는 주주가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하기를 바란다. 운용사 변경에 총 주식수의 50%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권 역시 반대로 작용한다. 맥쿼리인프라는 우수한 투자법인들을 가지고 있기에 운용사 변경을 통해 비용절감, 투명성 제고로 더 좋은 투자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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