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량, 전년 동기比 222% 급증
가정 내 ‘필수템’ 등극…저가·렌탈 등 시장진출 속속
가정에서 간편하고 청결하게 의류를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의 대중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의류건조기 시장 몸집이 커지고 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의류건조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22% 급증했다. 2014년 불과 5만대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만대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판매량이 1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년 극심해지는 미세먼지와 황사, 폭염 등 기후변화로 의류건조기가 가정 내 필수 가전으로 인식되면서 업계의 경쟁 역시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건조기 관련 특허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30% 정도 늘었다. 특허출원인은 ▲대기업이 80.3%에 이르렀고 ▲중견기업 8.3% ▲중소기업 5.4% ▲개인 5.4% ▲기타 0.6% 등 순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특허출원을 가장 많이 한 기업은 ▲LG전자(186건)다. ▲삼성전자 58건 ▲칭다오하이얼 22건 ▲대우전자 22건 ▲린나이코리아 1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의류건조기가 가전제품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진출은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2011년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다나와리서치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LG전자 의류건조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6%에 이를 정도로 독보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준 23%를 차지하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LG전자 ‘트롬 스타일러’는 옷을 걸어두기만 하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도 생활 구김이나 냄새가 사라지는 무빙행어(Moving Hanger)와 트루스팀(True Steam TM) 기술을 적용했다. 의류에 묻은 미세먼지 및 유해 세균, 진드기 등도 없애준다.
초기 시장 진입을 시작한 LG전자는 최근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LG전자는 해외시장 공략 및 렌탈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일본에 출시된 스타일러는 현지 환경과 생활방식을 고려한 ‘꽃가루 제거 코스’를 추가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5월 기존보다 규모를 대용량 의류건조기 ‘그랑데’에 이어 지난달에는 ‘에어드레서’를 출시했다.
특히 최근 출시한 에어드레서는 에어·스팀·건조·청정 등 방식을 적용해 옷감의 미세먼지와 냄새를 확실히 제거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어 제품 내부에 잔류하는 미세먼지와 냄새가 다른 옷에 배지 않도록 하는 전문 필터도 탑재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에어드레서의 냄새분해필터는 0.3μm(마이크로미터) 먼지까지 제거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제트스팀·제트에어 기술을 통해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 등 유해 세균과 허피스·인플루엔자·아데노·코로나 등 바이러스를 99.9%까지 제거해준다.
대기업에 이어 중견·중소기업에서도 시장 진출이 속속 이뤄지면서 의류건조기 관련 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 1월 대우전자는 저온으로 습기를 빠르게 제거하는 히트펌프방식의 10kg 용량 건조기를 선보였다. 지난 5월말 해당 제품 누적판매량이 5000대를 넘어서면서 대우전자는 가성비를 내세운 1~2인 가구 겨냥 제품으로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13일 출시한 3kg 용량 초소형 의류건조기 ‘미니’는 공간효율성과 이동성을 극대화했다. 40.1cm 두께로 동급제품 대비 20% 가까이 작아진 크기뿐만 아니라 배기호스 설치가 필요 없는 제품으로 거치 공간의 부담을 줄여 원룸·다용도실·베란다·거실 등 다양한 곳에 설치가 가능하다.
자율제어형 히터를 채용해 소비전력량을 최소화했고 국내 제품 중 유일하게 UV 살균 기능과 플라즈마 탈취 기능을 탑재해 건조 시 지속적으로 옷감 살균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격대도 30~40만원대로 대폭 낮췄다.
제습기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위닉스는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AEG와 함께 11일 ‘텀블건조기’를 출시했다.
위닉스 텀블건조기는 용량에 주력했던 기존 제품과 달리 소프트케어(SOFTCare) 시스템 기술을 적용해 옷감별 맞춤 건조를 통해 손상을 최소화했다. 울·실크 전용 코스와 아기옷 전용 코스, 발수 능력을 되살리는 아웃도어 전용 코스 등이 탑재됐다.
국내 출시된 14kg 건조기 매뉴얼에 표기된 코스별 권장용량에 거의 근접한 실제 건조용량으로 킹사이즈 이불까지 건조할 수 있다.
이밖에 유해 세균 최대 99.99% 살균이 가능하며 초스피드 건조 코스를 사용하면 국내 출시된 제품 중 최단 시간인 39분 만에 건조가 가능하다. 1회 사용 전기료 역시 106원으로 전기료 부담도 낮췄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전처럼 빨래를 바깥에 널기 힘들어지고 주거 형태도 바뀌면서 의류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이미 가정 내에서 의류건조기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보급률이 10% 내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고 업계별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