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설계사 임미선이 말하는 비혼족 재테크, 소확행을 준비하라

(왼쪽부터) 강은호 유퍼스트 충무로VIP 재무설계센터장과 재무설계사 임미선 씨.

얼마 전 발표된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자료에 따르면 성인남녀 7명 중 1명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비혼(非婚)주의자’라고 합니다. 결혼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겨우 반을 넘어선 53.6%에 불과했습니다. 결혼은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고 늦게까지 미혼인 사람은 결혼을 못한 사람처럼 어딘가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불안한 고용, 높은 주거비, 출산과 양육 부담 등의 요인들이 결혼생활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으로 비혼은 자발적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결과도 있습니다. 한정되어 있는 시간적 경제적 자원으로 남을 의식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사회적 요인 때문인지 스스로 결정에 의한 것인지를 떠나 비혼족에 속한다면 혼자이기에 더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한 자기관리와 재테크가 필요합니다.

1. 비혼 족은 YOLO를 원한다

2017년 키워드가 YOLO였습니다. ‘You Only Live Once’의 줄임 말로 한번뿐인 인생이기에 흔히 말하는 멋지고 행복한 삶을 살자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막 살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외부 사회적 요인이 아닌 나를 위한 투자와 소비를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이러한 사회상을 반영하듯 욜로족을 바라보는 시선도 너그러워졌습니다.

일부 욜로족들은 ‘저축이나 소비를 얼마나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 속에서 최고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 진정한 욜로족’이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현명한 욜로족들은 오늘을 충분히 즐기며, 내일도 즐길 수 있게 준비합니다.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며 나만의 행복을 찾는 것이 진정한 욜로족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에서 오는 행복은 곧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만을 위한 소비의 일시적 행복은 소비할 금고가 바닥난다면 그 행복은 불행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다는 소확행족이 욜로족에게 주는 경고와도 같습니다.

비혼족들에게는 YOLO이면서 소확행을 추구하는 경제적 지침이 필요합니다. 모든 재테크의 기본은 수입과 지출 분석에 있습니다. 돈을 소비하기는 쉽지만 벌기는 어렵고 투자해서 이익을 얻기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

2. 비혼족의 필요자금

인생을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필요한 자금들이 있습니다. 재무 설계에서는 일반적인 생애 주기를 이용한 4대 목적자금이라고 해서 결혼자금, 주택자금, 자녀교육자금, 노후자금을 일컫습니다. 이를 비혼족에게 적용할 경우 결혼자금과 자녀교육자금이 생략되므로 현재의 소비를 늘리거나 주택을 일찍 마련하거나 노후자금을 더 튼튼히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혼족에게는 기존의 4대 목적자금보다는 주택자금, 자기개발자금, 노후자금이 더욱 중요하게 필요한 자금입니다.

주택마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자녀에 따른 변동사항이 없으므로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집이나 위치를 미리 정할 수 있습니다.

비혼족들의 자기개발자금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서 여행자금, 본인 학업비용, 레져비용 등을 소비의 일부로 계획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똑똑하게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소비는 일시적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선(先)저축, 후(後)소비를 계획해야 원하는 목적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비혼족이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은퇴 후 입니다. 그 시기는 배우자가 없는 비혼족에게 정신적,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퇴를 한 이후 남은 노년을 얼마의 연금을 받으며 어떤 삶을 살지를 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3. 비혼의 함정

생택쥐베리는 “미래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은 예측이 아니라 실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알 수 없는 인생에 대해 예측보다는 다가올 시간의 실현을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재테크 측면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결혼자금이 아니더라도 비상자금은 필요할 것이고, 이름을 다르게 부르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적용되는 목적자금들은 필요합니다. 일정한 수입이 있고 그 일부는 저축을 하고 적당한 소비를 계획하여야 실현될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형태가 변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20대의 소비가 외식에 치중되어 있다면 30대는 레져 활동, 40대는 여행이나 건강 관련 소비가 많아질 것입니다. 건강상태는 일반적으로 나이와 반비례합니다. 따라서 다가올 시간의 실현을 준비하는 현명한 비혼족이라면 본인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개개인에 맞는 보험 준비도 꼭 필요합니다. 특히 은퇴 후 노후에 필요한 간병인 지원이나 입원, 생활 자금 등도 반드시 준비하셔야 합니다.

결혼을 하던 하지 않던 본인에 맞는 재무 계획은 꼭 필요합니다. 먼 미래를 일찍부터 준비할수록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고 효과는 커집니다. 비록 ‘티클 모아 티클’일지라도 비바람 정도는 막을 수 있는 지붕이 될 것이고, 기댈 곳 없는 상황에서 의지가 되어 주는 게 바로 돈입니다.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한 소비도 중요하지만 저축과 소비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 조금씩 더 커지는 행복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현명한 비혼 족이 되기 위해 계획적인 재무계획을 세워서 오늘도 즐기고 내일은 더욱 즐길 수 있게 준비하는 지혜와 선택이 필요할 것입니다.

강은호 유퍼스트 충무로VIP 재무설계센터장 blueeun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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