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 자동변속기, 부드럽고 빠른 기어변속
고속주행·코너링 안정감, 탄탄한 하체·저중심 설계 덕
가벼운 스티어링 휠,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상반…호불호 갈릴 듯
‘혼다 센싱’ 운전보조시스템 장착, 속도조절 알아서 척척
사각지대 넓은 운전석 사이드미러…개선해야 할 부분

혼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사진=제갈민 기자

혼다 어코드가 다운사이징을 하면서 터보를 장착해 상품성을 높였다. 혼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는 작은 심장을 품었음에도 256마력과 37.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에는 2.0ℓ VTEC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혼다 측은 2.0ℓ VTEC 터보 엔진이 6기통 엔진 성능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2일 경기고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혼다 기술 세미나’와 함께 어코드 시승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혼다코리아는 이번 시승행사에서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아래 어코드 터보 스포츠)와 1.5 터보, 하이브리드 투어링(상위 트림)을 운영했으며, 모두 1번씩 시승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시승기는 이날 시승한 모델 중 가장 강렬한 느낌을 남긴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가 주인공이다.

시승코스는 트림별로 특성에 맞게 코스를 계획했다. 어코드 터보 스포츠 시승은 2인 1조로 곤지암리조트에서 출발해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 인근에 위치한 ‘보드로 카페’까지 왕복 104.4km 구간이며, 보드로 카페에서 동승자와 교대해 각 52.2km를 주행했다. 어코드 터보 스포츠 시승코스는 고속도로 구간이 38km에 달해 고속주행과 가·감속을 자유롭게 테스트 할 수 있었다.

어코드 터보 스포츠에는 주행모드가 이콘(ECON)과 노멀, 스포츠 3가지가 있다. 곤지암리조트를 나와서부터 고속도로에 오르기 전까지는 이콘모드를 이용해 주행했다. 이콘모드는 연비를 우선 시하는 모드다. 이콘모드의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힘을 억누르고 있는 듯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는 스포츠모드로 변경해 주행을 시작했다. 그러자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출력을 뿜어내며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훌쩍 넘겨 달리고 있었다.

2.0ℓ 터보를 장착한 세단이라면 어떠한 차량이든 시속 100km는 가뿐히 넘길 수 있겠지만, 저속에서 고속까지 가속을 하는 동안 변속충격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코드 터보 스포츠에 장착된 10단 자동변속기는 곤지암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속도인 시속 30km 언저리부터 시속 100km를 넘긴 고속주행까지 이어지는 동안 변속충격이 미미했다.

고속주행을 이어가면서도 불안한 느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또 커브구간을 통과할 때 시속 100km 이상의 초고속영역을 유지했지만 크게 무리없이 주행을 이어갔다. 이는 어코드 터보 스포츠가 스포티함을 추구하면서 저중심으로 설계됨과 동시에 하체를 탄탄하게 세팅해 가능한 주행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임에도 가벼운 스티어링 휠은 어코드 터보 스포츠의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이콘모드의 스티어링 휠 감도와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이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전면부. 라지에이터 하단부에 혼다 센싱이 설치돼 있다. 사진=제갈민 기자

여주 톨게이트를 통과해 국도에 들어서서는 혼다 센싱(Honda Sensing)을 테스트 했다. 혼다 센싱은 차량 전면 라지에이터 그릴 하단부에 설치돼 있다. 혼다 센싱은 센서와 카메라로 구성돼 있는데, 전방 상황을 인지해 운전자를 보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이용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정속주행 장치)과 차선유지 보조시스템(LKAS), 추돌경감제동시스템(CMBS)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은 정확성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크루즈 컨트롤과 추돌경감제동시스템은 정확하게 작동했다.

또한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 시킨 후 추돌경감제동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방에 신호대기 중인 차량이 있음에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그러자 전방의 차량과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어코드 터보 스포츠 스스로 감속하며 정지까지 완벽히 해냈다. 또 정지 상태에서 추가적인 조작을 하지 않았음에도 브레이크가 작동된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곤지암리조트에서 보드로 카페까지 시승하는 동안 단점으로 느낀 가벼운 스티어링 휠과 차선유지 보조시스템보다 더욱 문제시되고 개선이 시급한 것은 운전석 사이드미러 시야각이다. 이는 지난번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기에도 단점으로 꼽은 부분임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단순히 ‘2018 혼다 어코드’ 모델이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차체가 커져 운전석 사이드미러로 보는 좌측 후방 시야가 좁고 불편한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날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때는 좌우 사이드미러에 비치는 시야 폭 자체가 다른 듯 했다. 함께 동승한 기자는 “조수석 사이드미러보다 운전석 사이드미러가 조금 더 확대돼 보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우측 사이드미러 끝부분에는 레인 와치라는 카메라가 설치돼 우측 방향지시등을 점등하면 센터페시아 상단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에 카메라가 비추는 차량 우측 후방이 영상으로 나타난다. 사각지대를 최소화 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설치된 우측 레인 와치는 좌측 사이드미러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실내. 사진=제갈민 기자

실내 디자인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하게 디자인 돼 있다. 아날로그 형식의 공조장치를 채택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으며 중앙 상단에 위치한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는 앞쪽으로 살짝 돌출돼 있어 시인성이 좋다. 또 버튼식 기어시프트를 사용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큼지막한 컵홀더와 함께 스마트폰 무선충전 장치도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혼다 센싱과 우측 사이드미러에 장착된 레인 와치는 2.0 터보 스포츠와 하이브리드 고급형 트림인 투어링에만 적용됐다.

어코드 터보 스포츠의 제원은 전장 4890mm, 전폭 1860mm 전고 1450mm 휠베이스 2830mm로 차폭과 길이, 휠베이스는 국산 대형 세단인 그랜저IG보다 약간 작은 수치를 보여 중형세단임에도 대형세단 만큼의 실내공간과 몸집을 자랑한다. 그 덕에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레그룸이 넉넉하다. 하지만 전고를 대폭 낮추고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해 스포티함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헤드룸이 약간 낮은 느낌을 받았다.

공차중량은 1550kg으로 국내 동급 경쟁차종인 현대기아자동차의 G70과 스팅어 보다 가벼운 수치다. G70의 최소 공차중량은 1595kg이며 스팅어는 1650kg이다. 경쟁차종 대비 최소 40kg 이상 가벼운 덕에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민첩할 수 있다.

또한 동급의 스포츠세단 경쟁차종인 BMW330i, G70, 스팅어 3개 차종과 판매가격을 비교할 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BMW330i 보다 약 1500만원 정도 저렴하며, G70과 스팅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10세대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는 국내 시장에서 4290만원에 판매중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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