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및 외주 파트너사 임직원 급여 1% 의무 기부 형태
기업 특색 살린 ‘스틸빌리지’…주거취약계층 지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 사옥.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법이 38년 만에 전면 개편되면서 대기업집단이 설립한 공익법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대기업이 재단을 설립 목적과 다른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 및 사익편취 등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정위의 이 같은 규제에 따라 공익재단이 보다 투명하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익법인 전체를 잠재적인 범법단체로 간주해 되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에 이어 국세청에서도 대기업이 출연한 200여개 공익재단을 대상으로 탈세 여부를 가리겠다고 나서고 있어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포스코는 공익법인을 활용해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포스코는 포스코1%나눔재단·포스코교육재단·포스코청암재단을 비롯해 포스코미소금융재단·포항공과대학교(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산학협력단·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7개 공익재단을 운영 중이다.

2013년 설립된 포스코1%나눔재단은 포스코가 총 5억원을 출연해 마련한 비영리공익재단이다. 해당 재단은 이름처럼 그룹 임직원 및 계열사 직원들은 급여의 1%를 기부받아 운영한다. 포스코건설은 직원들이 모은 기부금만큼 별도 기부하고 있다. 한해 모이는 임직원 기부금은 한해 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나눔재단은 ▲국내 소외계층 사회복지 증진 ▲국내외 저개발지역 구화활동 및 자립지원 ▲문화예술 진흥 및 전통문화 보존 ▲기타 법인 목적 달성 등을 목표로 공익사업을 펼친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스틸빌리지’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포스코의 철강소재와 건축공법 등을 활용해 주거취약계층에 철골 구조물의 주택·다리·복지시설 등을 지어주는 사업이다. 저소득 가정에 지원하는 스틸하우스 기부 사업은 2009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50채에 이른다.

포스코교육재단과 포스코청암재단은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1971년 설립한 제철장학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95년 법인이 분리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포스코교육재단은 현재 포항과 광양에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에 이르는 12개 학교를 운영 중이다. 수학 및 과학, 체조, 축구, 예능 등 다양한 특기적성교육과 인성·창의성 교육을 활성화해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청암재단은 박 명예회장의 아호를 바탕으로 2005년 확대 개편됐다.

박 명예회장의 뜻을 잇는다는 상징성 때문에 재단 개편 당시 포스코 주요 계열사 및 협력사들이 힘을 보태 눈길을 끌었다. 20곳에 달하는 포스코 주요 계열사가 총 1600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냈고 30여곳의 협력사들이 100억원 가량 지원했다.

해당 재단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로 넓혀 글로벌 장학·학술·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맡고 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공시 기준 포스코 소속 7개 공익법인은 총 6081억원을 지출했다. 그 중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은 4017억원으로 전체의 66%에 이른다.

재단이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데는 주요 계열사 및 협력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주요 재단에서는 상당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말 공시에 따르면 청암재단은 ▲포스코 3만주(0.03%) ▲포스코엠텍 98만3950주(2.36%) 등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포스코 주식 40만3000주(0.46%)를 들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포스코 그룹사인 엔투비 6만주(1.88%)를 보유 중이다.

지난 1986년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설립한 포항공과대학교는 포스코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공과대학교가 가진 계열사 지분은 ▲포스코 190만5000주(2.18%) ▲포스코건설 86만6370주(2.36%) ▲포스코대우 37만757주(0.30%) ▲포스코아이씨티 131만9074주(0.87%) ▲포스코엠텍 196만5600주(4.72%) ▲포스코켐텍 252만3500주(4.27%) ▲포스코피앤에스 52만2134주(3.91%) ▲포스코기술투자 103만6842주(5.00%) 등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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