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대비 공급 부족, 개발 기대감 잔존…집값 상승세 꾸준
“종부세·양도세 강화 및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 담길 듯”

사진=연합뉴스

문재인정부의 8번째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둔 가운데 과열된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13일 부동산 대책 발표를 예고했다.

그동안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숱하게 정책을 내놨음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 양상이 지속되자 이 같은 종합대책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발표할 대책이 역대급 규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7억7700만원이다. 이는 전년(7억650만원) 대비 약 7000여만원 가량 오른 수준이다. 6억2600만원 선이었던 2016년과 비교하면 약 1억5000만원 정도 차이 난다.

이처럼 서울 집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규제의 역설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규제가 강화로 일명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지방에서 서울로 이전하는 수요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역 경기침체 및 공급 과잉 등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지방과 달리 규제를 강화해도 서울 집값은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자 상대적으로 검증된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역 지정 및 다주택자 옥죄기 등 정책이 지방에서 수 채 보유하는 것보다 서울에서 한 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작용한 것 같다”며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및 쏠림현상 등을 되레 부추긴 셈이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서울 등 주요지역은 수요 대비 주택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데 반해 공급은 더디기 때문에 집값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공급이 필수적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45만세대에 이르는 입주 물량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등 기존 주택을 허무는 경우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주택 공급은 30만세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 서울은 2015년 이후 4년 연속 누적 3만8864세대의 공급 부족을 기록 중이다”고 분석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급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며 “토지가 공급이 안 돼 집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를 극복하려는 종합대책을 중앙정부가 모색 중이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각종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 역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옥탑방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통해 강남과 강북의 교통·생활·교육 등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의도·용산 일대를 통째로 개발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집값 상승 등 주택시장 혼란을 우려해 여의도 마스터플랜 계획을 잠정 보류했지만 이미 올라간 집값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영등포구 소재 부동산 관계자는 “단기간 수억대 시세차익을 경험한 집주인들은 정부가 각종 규제책을 펼치며 시장을 압박한다고 해도 체감하는 강도가 생각보다 낮을 거다”며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보류돼도 개발 기대감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집값을 낮추기보다 관망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13일 발표될 부동산 대책에는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입지 조건을 갖춘 미니신도시 건설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목표가 엿보인다.

주요 내용으로는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 보유세 부담 확대 ▲실거주 여부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 차등 적용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 요건 강화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 축소 및 폐지 ▲서울 그린벨트 해제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대책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수요자들의 기대심리가 팽배해있는 상황에 실수요자도 움직이고 있어 상승률을 둔화시키거나 거래량을 감소시킬 수는 있겠지만 마이너스 변동률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토지공개념이나 징벌적 과세 얘기까지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 강도는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