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아시아신탁 인수설…“관심은 있지만 사실 아냐”
새 먹거리 떠오른 부동산신탁, 순이익 규모 ‘최대’

조용병 회장(사진 왼쪽)의 신한금융지주와 윤종규 회장의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부동산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맞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가 신탁한 부동산을 활용해 수익을 거둬 소유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8위의 부동산신탁전문회사다. 지난해 순이익은 28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11개 부동산신탁사 중 7번째 규모다.

건전성지수도 양호했다. 아시아신탁의 지난해 말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517.08%로 집계됐다. 전년(827.85%)보다 310.77%p 감소했지만 금감원 권고치(150%)의 3배 넘게 웃돌았다.

NCR은 금융투자회사의 영업용순자본을 총 위험액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투자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비율이 높을수록 회사의 재무 상태가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시아신탁 인수설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신탁사 인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만 아시아신탁과 최종 인수단계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못됐다”며 “매각하려는 여러 신탁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금융은 부동산금융 시장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신한리츠자산운용’을 출범시키는 등 기존 사업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검토하고 있다”고 업계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한금융이 부동산금융에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내면서 이 분야 강자로 꼽히는 KB금융그룹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금융지주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9년 만에 탈환했다. 하지만 최근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KB금융은 자회사인 KB부동산신탁을 통해 한발 먼저 부동산 시장에 진출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자산총계 2467억원으로 규모 6위의 중형 신탁사다. 상반기 순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181억원)보다 12.15% 늘었다.

실제로 부동산금융 시장은 금융업계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KB·신한·하나금융 등 국내 3대 금융지주사들은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5월 부동산 플랫폼 앱 ‘리브 온’을 출시해 1년 만에 79만명의 이용자를 모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전국 아파트 정보 서비스 제공업체 ‘호갱노노’와 손잡고 대출상담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신한은행은 올 7월 ‘신한 쏠 랜드’를 개설해 매물·분양 및 청약·경매 등 부동산 콘텐츠를 고객 정보와 결합해 제공해주는 어플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각 금융지주사들이 부동산금융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동산신탁사의 순이익이 고공행진하면서 신탁사로 관심이 몰렸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가 신탁 수수료도 얻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두는 것이 더 크다”며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 해당 그룹과 거래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탁사 순이익은 5000억원을 돌파했고 올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상반기 전체 부동산신탁회사의 순이익은 28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6%(428억원) 증가했다. 11개 신탁사가 모두 흑자를 냈고 평균 순이익은 259억원을 기록했다.

총 자산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해 4조103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은 2조4602억원으로 같은 기간 1172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58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9% 늘었다. 신탁보수가 3782억원이었고 이 중 토지신탁보수가 3045억원이었다. 차입형토지신탁 보수는 2206억원, 관리형토지신탁 보수는 839억원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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