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성 유지로 만든 발전용 바이오중유, 화력발전소 전면 보급
미세먼지 저감,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발전 등에 기여
자유한국당 “돼지가 웃을 일” 비판…산업부 “전 정권에서 시작한 사업”

삼겹살 기름이 중유 대체 연료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삼겹살 기름’이 중유(벙커-C유)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탈원전’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음식점에서 나오는 삼겹살·닭튀김 기름이나 폐음식물에서 나오는 기름 등이 화력발전소에서 중유를 대체하는 연료로 사용될 전망이다.

미세먼지 저감,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개선과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수 있도록 5년간 시범보급 중에 있는 바이오중유가 내년부터 전면 보급된다.

그동안 활용될 곳이 없어 대부분 버려졌던 삼겹살 기름이 발전용 바이오중유로 석유 대체 연료가 되는 것이다.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동·식물성 유지(油脂), 바이오디젤 공정 부산물 등 미활용 자원을 원료로 제조한 연료로 중유를 대체하는 연료다.

동식물성 유지는 육류가공업체, 음식점 등에서 배출되는 소‧돼지‧닭고기 기름(삼겹살유 등)과 조리되지 않고 버려지는 비계를 비롯해 가정·음식점의 배출 폐식용유, 탕유(동물성 회수유), 음식물 폐기물에서 추출되는 음폐유 등을 말한다.

정부와 발전사들은 연료로서의 품질, 성능,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2014년부터 발전용 바이오중유 시범보급사업과 실증연구를 추진해 왔다.

산업부는 “시범사업 기간 중 5기의 중유발전소에 대해 실시한 실증연구 결과 바이오중유를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발전용 바이오중유를 석유 대체 연료로 인정 후 전면 보급하기 위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 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발전사별로 지정된 중유발전기 5기에만 중유 대체 연료가 사용 중이다. 또 2017년 기준 바이오중유 이용 발전량은 1,451GWh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4.4%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발전용 바이오중유가 상용화되면 발전사가 운영 중인 14기 중유발전기에 바이오중유를 발전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석유관리원이 실시한 실증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중유는 중유 사용시 발생하는 배출가스로 미세먼지의 주범인 황산화물은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또한 질소산화물은 중유 대비 39%, 미세먼지는 28%, 온실가스는 85% 저감되는 등 환경 개선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영 석유산업과 과장은 “삼겹살 기름은 1차 가공된 원료이기 때문에 발전사 관계자들로부터 바이오증유 원료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관계 부처 협의와 발전사, 바이오중유 생산업자 등 관련 업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후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석유사업법 시행규칙의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금속분, 총 발열량 등 바이오중유의 품질 기준과 배출가스 등 성능평가기준을 2018년 말까지 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박 과장은 “바이오중유가 본격 상용화될 경우 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발전량이 증가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의 목표 달성과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울화력발전소.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산업부의 발표 직후 자유한국당 배현진 대변인은 “원전을 포기한 정부가 삼겹살을 구워 전기에 쓰자고 한다”며 “지나가던 돼지가 웃겠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원전들을 멈춰 세워도 전력 예비율과 공급에 문제없다더니 이제 삼겹살 기름까지 써야 하는 상황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삼겹살 기름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크다는 대대적인 홍보가 어리둥절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배 대변인은 “우선 시급한 일은 블랙아웃 걱정 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안정된 전력 수급 대책”이라며 “하루빨리 탈원전 정책 접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바이오중유 사용과 탈원전을 연계시킨 건 비약이 심한 것”이라며 “바이오중유 시범보급사업은 전 정권인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시행에 따라 추진됐고 2014년도에 공식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산업부 관계자는 “발전사와 생산업자들은 빨리 시행해 달라며 간담회에서 전원 동의했다”며 “삼겹살 기름 등이 중유와 열효율이 비슷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한다는 점과 환경 개선 효과가 있다는 점이 검증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