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판매량 역주행…고객들, 꾸준히 찾아
10년 전 판매가 유지하고도 다양한 편의기능 장착

SM5 2018년형.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백전노장’ SM5가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았음에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물론 타사 동급 중형세단 대비 판매량이 특출나지는 않지만 꾸준한 판매량은 세월이 무색할 정도다.

SM5는 지난 20년간 산전수전을 겪었다. 한때는 SM6(르노 탈리스만)의 국내 출시로 집안에서 밥그릇 싸움까지 했다. 벼랑 끝으로 몰린 SM5는 ‘은퇴설’까지 돌았으나, ‘형제싸움은 집안의 파멸’이란 것을 깨달았는지 스스로 몸값을 낮추고 고객들을 다시 찾았다. 

2018년형 SM5 클래식의 외관 디자인은 기교가 섞이지 않았다. 얼핏 보면 무난해 보일 수 있지만, ‘무난함’은 고객층이 다양한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서 큰 무기로 작용한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과 큼지막한 전조등의 조화는 패밀리룩을 잘 녹여낸다. 듀얼 캐릭터 라인이 적용된 보닛과 길게 뻗은 차체 덕분에 볼륨감이 있으면서도 늘씬하다.

SM5의 차체 크기는 전장 4885mm, 전폭 1860mm, 전고 1485mm, 휠베이스 2700mm로 SM6 대비 높고 길다. 넉넉한 헤드룸 덕분에 신장 180cm 이상의 건장한 남성이 타더라도 여유가 있다. 하지만 SM6 보다 차체가 35mm 길지만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50mm 짧게 설계돼 아쉽다.

SM5 2018년형 실내.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실내 인테리어는 내실을 다졌다. SM5는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첨단 편의사양을 추가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다. 그러면서도 몸값은 10년 전 모델인 2007년형 SM5와 동일한 2195만원으로 책정했다.

2018년형 SM5 클래식 가솔린 모델에는 럭셔리패키지와 컨비니언스패키지가 무료로 제공된다. 럭셔리패키지에는 최고급 가죽시트와 앞좌석 통풍·파워시트가 포함되며 운전석은 매뉴얼 요추 받침장치가 추가로 적용된다. 컨비니언스패키지는 하이패스 시스템(ETCS)과 전자식 룸미러(ECM),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17인치 투톤 알로이 휠 & 215‧50R 17 타이어까지 포함된다.

주차브레이크는 과감하게 수동을 택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잡다한 버튼 대신 크루즈컨트롤과 스피드리미터를 조절하는 버튼만 적용했다.

플라스틱 소재가 많이 사용된 센터페시아는 무광 매트블랙 색상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보충했다. 실내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깔끔하다.

SM5 클래식은 2.0L 가솔린 자연흡기와 LPG 2개 모델로 출시 중이다. 시승차는 2.0ℓ 가솔린 자연흡기 모델이며 6단 수동 변속을 지원하는 뉴 엑스트로닉 CVT가 맞물렸다. SM5 클래식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141마력이며 최대토크는 19.8kg·m다.

시승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판교역을 경유하고 다시 서울로 진입해 서강대학교로 향하는 약 70km 구간에서 진행했다.

고속도로에 진입 후 저속에서부터 고속주행까지 속도 상승에 맞춰 뉴 엑스트로닉 CVT가 빠르게 변속을 이어갔다. 고속도로 최고 제한속도인 시속 100~110km까지는 무난하게 가속이 이어졌다. 풍절음은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중형세단의 평균 수준으로 느껴졌다.

SM5는 달리기 성능도 무난하다. 고속도로 제한속도 이상으로도 충분히 달릴 수 있지만 폭발적인 가속력과 스피드는 없다.

특별히 출중한 부분도, 뚜렷한 단점도 없는 것이 SM5다.

SM5의 경쟁력은 경쟁모델 대비 저렴한 몸값이다. 일반인이 구매 가능한 모델은 SM5 클래식 2.0ℓ 가솔린 자연흡기 단일트림이다. 2018년형 SM5 클래식의 판매가는 르노삼성자동차 공식홈페이지 내차 만들기 기준 최저가가 2155만원이며 풀옵션은 2457만원이다. 풀옵션에는 LED 라이팅 패키지와 스타일리시 세트, 블랙박스, 360° 스카이뷰 카메라 패키지, 와이드 스포일러, 크롬 바이저 등이 포함돼 있으며, 선루프는 옵션에서 선택자체가 불가능하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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