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8~20일 평양을 방문합니다. 문 대통령의 ‘승부수’였던 ‘대북 특사단’이 기대에 부응했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도 6일 청와대에서 “특사단 방문 결과는 정말 잘 됐고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역사적인 1차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6월 13일 평양순안공항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날 북녘 땅을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내며 한반도 대화의 창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그해 11월 미국 대권을 잡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대북 강경정책을 밀고 나가면서 한반도에 다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정부인 노무현 정부가 화해 정책을 이어갔지만, 2002년 10월 2차 북핵위기와, 2005년 2월 북한의 핵보유 선언, 같은해 9월 방코델타아시아은행 사건으로 인한 2006년 1차 핵실험 강행을 겪으면서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을 걸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열린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별 내용을 정리한 ‘10·4 선언’을 이끌어 내며 대화와 협력의 장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간 합의는 없던 일이 됐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남북평화협력 시대의 꿈도 함께 사그라들었습니다.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는 DJ가 열고 노통이 다진 한반도 평화시대를 진일보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현재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은 4·5월 두 차례의 판문점 정상회담, 6월 북미정상회담, 8월 이산가족 상봉 등 물흐르는 듯이 이어왔던 해빙 기류가 종전선언과 비핵화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멈춰버린 시곗바늘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평화시대를 진일보시킬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려 다시 냉전시대로 돌아갈지가 문 대통령 손에 달려있습니다. 최상의 결과를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할 시점인 것입니다. 방북을 마치고 돌아오는 문 대통령의 손에 ‘평화’라는 국민들을 위한 추석선물 보따리가 들려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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