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문학예술총동맹, 미술작품에 뚜렷한 목적의식 담아
북한 최고 미술가들의 단체 “만수대 창작사”
물처럼 번지는 “몰골법” 특징 지녀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가 제공한 김성민 작(作) 조선화 ‘지난날의 용해공들’ (1980년·139×226cm·평양 조선미술박물관 소장). 사진=연합뉴스

사회주의 국가 북한에도 미술은 꽃핀다. 북한은 미술 전문가를 양성하는 평양미술대학과 북한의 우수한 작품이 전시된 조선미술박물관, 명절에 개최되는 국가미술전람회 등 미술 발전을 위한 체계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북한 문예 정책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이름만으로도 낯선 이 화법은 사회주의 실정을 미술작품에 담는 것이다. 혁명적 주제를 담은 작품을 통해 북한 사회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예술 교류를 통한 남북 화합이 중요한 이유다.

오는 9월 7일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를 주제로 북한 미술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서울의 전당에서는 ‘남북평화미술제’를 진행, 북한 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북한의 예술 단체, 조선문학예술총동맹

북한 예술은 조선문학예술총동맹 단체가 총괄한다. 이 단체는 중앙위원회 산하 조선작가동맹·조선미술가동맹·조선음악가동맹·조선영화인동맹·조선연극인동맹·조선무용가동맹·조선사진가동맹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미술가들은 조선미술가동맹에 가입해 미술활동을 참여하고 있다. 동맹에 가입한 미술가들은 북한의 독특한 사상 교양과 함께 노동당에서 지시받은 작품을 그려낸다. 창작 활동에 관한 계획서를 제출 후 노동당의 승인이 떨어지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 이곳에 가입하지 않으면 미술가로서의 개인적인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다.

작품의 주요 주제에는 북한 지도자 우상화와 사회주의·당 정책 선전 등의 구체적인 목적의식이 포함돼 있다. 집단정서의 유도와 확산을 위해 주민들의 생활상을 미술작품에 담는다. 특히, 인민을 위해 일하는 복무 정신을 담은 주제화는 오늘날 북한 미술의 특징을 발전시킨 독특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기념비적 작품은 만수대창작사로부터

평양에 위치한 만수대창작사는 최고의 북한 미술 창작 단체로, 조선미술가동맹의 뛰어난 예술가들의 집합체로 불린다. 만수대창작사는 조선화창작단·공예창작단·산업미술창작단· 조각미술창작단·영화미술창작단·동상 및 석고상창작단 등으로 구성돼있다.

각 창작단에서는 분야별로 기념비적 작품이 만들어진다. 이곳의 미술가들은 시대별로 기념탑과 동상을 건립했는데,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과 만수대대기념비, 주체사상탑과 개선문 등이 대표적이다. 평양 시내의 조각품과 지하철의 벽화 등도 모두 만수대창작사 미술가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북한 조선화의 특징, 몰골법

한국의 동양화를 북한에서는 조선화라 부른다. 조선화는 북한 미술의 핵심으로, 미술대학의 모든 학생이 학습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동양화의 작법과 비슷한 맥락이나, 서양화 기법이 가미된 독특한 양식을 지니고 있다.

특히 윤곽선 없이 수묵으로 번지듯 그리는 작법인 몰골법은 북송대 이후 성행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각저총씨름도를 비롯해 고구려 고분벽화의 수지법에서 몰골법을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조선 후기 김홍도의 화법에서도 그 특징이 잘 드러난다.

한편 유럽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양식의 북한 미술작품은 수백만원대의 가격이 형성돼 밀거래되기도 한다. 이에 북한에서는 조선화의 민족적 특성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미술 전 분야에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자료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시사상식사전, 통일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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