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라더니…” 객실, 머리카락·먼지 수북
신라스테이 “객실 업그레이드·조식 제공” 대응
이용객 “신라라는 이름 앞세우기엔 무리”
국내 호텔 비품 오염도, 권고 기준치 최대 20배 달해

사진=신라스테이 홈페이지

불볕더위 속 호캉스를 즐기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호텔들이 앞다퉈 화려한 프로모션으로 고객 끌어모으기에 한창이다. 그러나 호텔에 걸맞지 않는 비위생적인 서비스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호캉스는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다. 더운 여름 장거리 여행 대신 실내 호텔에서 시원한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난 새로운 트렌드다.

호캉스 이용객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 하나는 청결이다. 깨끗하고 편안한 객실에서 지급한 비용만큼의 서비스를 기대한다.

그러나 지난 2월 국내 호텔 비품의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권고 공중위생 기준치(400RLU)보다 최대 20배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호텔 컵의 오염도는 768RLU, 소파의 오염도는 3051RLU, TV 리모컨의 오염도는 8240RLU로 이용객에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는 호캉스 이용객이 선호하는 호텔 중 하나다. 특1급 호텔인 호텔신라를 믿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발견되는 머리카락과 수북이 쌓인 먼지 등 비위생적 서비스는 신라스테이에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최근 서울 도심 소재의 신라스테이를 이용했던 제보자 A 씨는 이름값에 못 미치는 위생상태에 크게 실망했다.

그는 “입실 후 정체불명의 얼룩과 침대 위 머리카락 등 불결한 위생으로 인해 편히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실이라 룸 교체가 어렵다는 말과 함께 침구를 교체 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먼지로 인해 한동안 방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서울 도심 소재 신라스테이 화장실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얼룩. 사진=제보자

A 씨에 따르면 호텔 직원은 다음 예약 시 ‘객실 업그레이드와 조식 제공’을 약속했다. 그러나 A 씨는 “투숙 내내 불쾌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두 번 다시 신라스테이는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객 B 씨는 “신라라는 이름을 앞세우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다”며 “수건·침대·바닥 가릴 것 없이 머리카락이 곳곳에 있었다”며 신라스테이의 청결 관리에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호텔 예약 전문 앱에서는 “객실 내 하수구 냄새가 심해 수리직원을 불렀더니 저에게 치킨을 먹어서 그런 것 아니냐며 고객 탓을 했다. 알고 보니 배수관 문제였다”, “담배·술 냄새로 객실을 교체했더니 옮긴 곳에선 김치 냄새가 났다”, “침대 헤드와 벽 쪽에 먹다 남은 물통이 껴 있었다. 침대 바닥에서 전 이용객이 사용한 슬리퍼 등이 발견됐다”는 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외 여러 호텔 예약 사이트 후기에 따르면, 고객 불만의 대부분은 비위생적 관리로부터 발생했다. 주목할 것은 특정 지점이 아닌 서울 소재 신라스테이 대부분에서(마포, 역삼, 서대문, 광화문 등) 객실 내 청결과 관련해 다양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객실 청소에 실수가 발생할 경우가 있다. 고쳐야 하는 부분이다”며 “경우에 따라 환불을 해드리거나 그에 맞는 대응을 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객실 비품 오염에 관해 묻자 “객실 내 비품은 교체했고 유리컵 대신 종이컵을 제공하고 있다”며 “청소 용품은 색깔로 각각의 용도 구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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