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누리꾼 “시의원 특권 갑질?…본인부터 잘 하길”
‘복직원 미제출 시 해고’ 규정 명기 시 원칙적 효력 인정
아시아나항공, 취업규칙 절차대로 진행 예정

지난달 6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행해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대란 촛불문화제’에서 자유발언 하는 권수정 정의당 비례대표 서울시 의원. 사진=제갈민 기자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직에서 당연퇴직 위기에 놓였다. 권 의원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서울시의원과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을 겸업하고 있다. 권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휴직계를 제출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휴직 기간이 끝나고도 복직원을 아시아나항공 측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권 의원은 사측으로부터 당연퇴직 대상이라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그는 “아시아나항공 측이 퇴직 처리를 강행할 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MBC 측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지난 15일 여러 매체에서 보도된 후 항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권 의원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적반하장 격이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시아나항공 측이 직원 개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사정을 봐주면 특혜이지 않은가”라며 “법적 대응한다는 권 의원의 발언은 시의원이라는 위치에서 특권을 가지고 갑질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휴직 연장과 관련해서는 본인이 알아서 했어야지, 본인 스케줄도 제대로 챙기지 못 하면서 무슨 시의원을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은 인터넷상에서만 제기되는 것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제기하는 사원들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일부 사원들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결국 휴직 기간을 늘려달라는 얘기인데, 이는 회사가 배려해줄 차원의 문제이지 휴직 연장을 강요하는 것도 하나의 특혜요구로 보인다”며 “본인이 하겠다는 것 하면서 두 자리(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서울시의원)에 양다리 걸치고 있는 모습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사원들의 말에 따르면 일반 직원들의 휴직 최대 기간은 6개월이다. 그러나 권 의원의 경우, 시의원 임기인 4년이라는 기간동안 휴직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직원들 간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이익집단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승무원 1명의 공백은 마이너스 요인이기에 퇴직이 당연하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일부 사원들의 주장이다.

휴직 후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을 시 해고하는 것과 관련해 취업규칙 등에 ‘휴직기간 만료 후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으면 해고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면, 그 효력은 원칙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복직원을 제출하지 못할 특별한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야 하며, ▲사용자 귀책사유 여부 ▲휴직기간의 적정성 ▲회사의 경영상 사정 ▲근로자의 복직 가능 여부 ▲휴직기간연장 관련규정 유무 등을 따져야 한다. 또한 관련규정이 없더라도 휴직기간 연장의 필요성이나 불가피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신의성실의 원칙에 적합하여야 하며, 권리남용이 아니라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취업규칙에 의거, 권 의원을 절차대로 퇴사처리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복직원은 휴직이 끝나기 15일 전에 제출돼야 하며, 이와 관련해서는 취업규칙에 명시돼 있다”며 “늦어도 휴직만료 후 30일 내 의사를 밝혔어야 하는데, 권 의원은 이러한 과정이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휴직기간 만료 후 30일까지 본인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경우에는 당연퇴직으로 인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권 의원에게는 소명의 기회를 주고자 인사본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측이 현재 인사본위원회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며 “8월말까지는 최대한 노력해 권 의원이 인사본위원회에 참석하는 쪽으로 유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권 의원이 휴직 연장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권 의원이 휴직 연장신청을 한 것은 맞으나, 인사본위원회를 진행한다고 하니 입장을 밝힌 것이다”며 “휴직이 만료되고 30일 이내 즉, 7월 30일까지 입장을 밝혔어야 하지만 권 의원은 이 기한을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의 당연퇴직 관련 인사본위원회는 이번달 16~24일 중에 열릴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