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대상화 논란 및 소비자 불쾌감 조성
수년째 이어진 민원…논란 불거지자 뒤늦게 벽화 제거

성 상품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최근 강원도 정선군 소재 하이원리조트 내 벽화가 논란에 휩싸였다.

하이원리조트는 앞서 여자 화장실을 훔쳐보는 듯한 남성이 그려진 벽화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취재 결과 남자 화장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당 화장실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듯한 모습의 벽화와 몸매가 드러나는 짧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거울을 보고 립스틱을 바르는 모습 등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하이원리조트 남자화장실 벽화.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리조트를 실제 이용한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하이원리조트 화장실을 갈 때마다 불쾌했는데 제발 좀 공론화돼서 지워졌으면 좋겠다”, “어떤 의미로 저런 벽화를 그려놓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이원리조트 관계자는 “(해당 벽화는) 12년 전 스키장 개장 당시 그려진 것이다”며 “당시 리조트의 쾌활함을 담아 유머 콘셉트로 설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실제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해당 벽화를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는 성 상품화가 통상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로 귀결되는 만큼 자칫 중대한 범죄 행위가 가볍게 여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된 남자 화장실에 그려진 여성의 모습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의 성상품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외에도 미스코리아 대회,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격렬한 춤을 추는 여자 아이돌 그룹, 비키니를 입은 승무원 광고 등도 여성의 성 상품화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하이원리조트 관계자는 “(문제를 인식하고) 먼저 처리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친 듯하다”며 “고객들이 불편사항을 제기해서 지난 5일부로 모두 제거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김명희 성교육상담사는 “리조트 내 화장실은 공공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벽화가 그려진 것은 문제”라며 “여성의 몸이 성적 대상화가 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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