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편한세상Ⅱ, 푸르지요, 라미안을 아시나요?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2000년대 초반, 지역 건설업체들이 사용해 물의를 빚었던 이름들입니다.

아파트 브랜드 시대가 열린 지 올해로 정확히 18년째입니다. 삼성물산은 2000년 1월 ‘래미안’을 시작했고, 대림산업은 그해 3월 e편한세상을 첫 분양했습니다. 가끔 두 건설사가 브랜드의 시초를 두고 입씨름을 하는 이유이지요.

이후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SK건설의 ‘뷰’, 쌍용건설의 ‘스윗닷홈’, 코오롱건설의 ‘하늘채’, 대한주택공사의 ‘그린빌’이 2000년 공식 브랜드로 채택됐고, 2001년에는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한화건설의 ‘꿈에그린’, 두산건설의 ‘위브’가 세상에 모습을 알렸습니다.

2002년 포스코건설이 ‘더샵’을 사용하기로 했고, 같은해 GS건설은 ‘자이’를 새 브랜드로 내세웠습니다. 2003년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를, 금호건설은 ‘어울림’을, 롯데건설은 ‘캐슬’을 채택했고, 2006년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로 브랜드를 교체했습니다.

아파트 브랜드는 분양가와 향후 아파트 가격 변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브랜드가 나오기 전 분양된 아파트의 주민들이 해당 건설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정작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조차도 브랜드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알고 보면 ‘아 하~’하며 무릎을 치게 되는 아파트 브랜드 그 뜻을 알아봤습니다. 순서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매달 발표하는 아파트 브랜드 평판(7월) 순위를 기준으로 나열했습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깨끗함과 싱그러움을 표현하는 순우리말 ‘푸르다’와 대지·공간을 뜻하는 ‘지오(GEO)’의 합성어입니다. 사람, 자연 그리고 환경이 하나가 되는 주거공간을 의미합니다.

비버리힐스와 같은 고급 주거단지의 ‘Hill’과 높은 지위와 품격을 의미하는 ‘State’가 만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높은 지위와 품격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고급 주거단지를 말합니다.

GS건설의 ‘자이’는 ‘엑스트라 인텔리전트(eXtra Intelligent)’, 즉 특별한 지성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특별한 삶의 수준을 경험하게 하는 고품격 아파트를 지향합니다.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의 ‘I’는 혁신(Innovation)을 의미합니다. 기존 아파트 개념을 혁신하겠다는 현대산업개발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I’는 ‘PARK’와 만나 공원같이 편안한 주거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을 말 그대로 왕이 거주하던 ‘성(castle)’과 같이 품격 있는 삶의 공간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來美安)’은 미래(來)의 아름답고(美) 안전한(安) 주거공간을 추구합니다.

포스코건설 ‘더샵’의 샵(#)은 반올림, 즉 고객보다 한발 앞서 생각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은 이 편한 세상을 경험하라는 뜻입니다.

호반건설 ‘호반베르디움’은 푸른 숲(Vert)과 대지(Imperium)가 합쳐진 말입니다. 사람과 자연이 숨 쉬는 주거공간을 의미합니다.

두산건설 ‘위브’는 We have·live·love·save·solve라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는 기쁨과 사랑, 행복이 있는 갖고 싶은 공간과 알뜰하면서도 문제가 해결되는 곳이라는 설명입니다.

서희건설 ‘서희스타힐스’는 세상의 별처럼 빛나는 고품격 주거단지, 우미건설 ‘우미린’은 보다 나은 삶과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커뮤니티라는 의미입니다. ‘린’은 이웃 린(隣)에서 따왔습니다.

한국토지신탁의 ‘코아루’는 Korea Advanced 루(樓) 및 Core+루를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코리아의 아름다운 집입니다.

SK건설 ‘SK뷰’는 집을 짓는 새로운 시각, 한화건설 ‘꿈에 그린’은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한라건설 ‘한라비발디’는 ‘사계’의 작곡가 ‘비발디’에 착안했습니다. 기능적 편리함 보다는 문화적 가치에 중심을 둔다는 뜻입니다.

코오롱글로벌 ‘하늘채’는 하늘처럼 깨끗하고 맑은 집을 추구합니다.

동부건설 ‘센트레빌’은 ▲중심을 뜻하는 프랑스어 ‘센트레(Centre)’ ▲한 세기를 뜻하는 영어 ‘센트리(Century)’ ▲그리고 단지개념 ‘빌(Ville)’이 만났습니다. 대한민국 주거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입니다.

벽산엔지니어링 ‘벽산블루밍’은 아름다운 행복이 활짝 피어난다는 슬로건입니다.

KCC건설 ‘스위첸’은 스위스(Switzerland) + 젠(Zen)의 합성어입니다. 젠은 선(禪)을 의미하는 불교용어로, 유럽풍 라이프 스타일에 동양적이고 간결한 절제미를 가미했다는 의미입니다.

동문건설 ‘동문굿모닝힐’은 상쾌한 아침을 열어주는 아파트라는 뜻입니다.

태영건설 ‘데시앙’은 ▲설계, 밑그림이란 뜻의 프랑스어 ‘데생(Dessin)’ ▲인명 접미어 ‘AN’이 만났습니다. 안락하고 미학적인 주거공간의 디자이너를 의미합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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