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43.7%, 주 52시간 초과 노동…“신규 채용 필요”
지역별 순회집회 갖고 29일 서울광장서 결의대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다음 달 중순 총파업을 예고했다.사진=김민아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다음 달 중 총파업을 예고했다.

9일 금융노조는 서울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의 금융노동자들은 과당경쟁, 장시간 근로, 노동3권 보장, 복지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노조가 조합원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합원들의 1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52.4시간으로 연간 644시간(약 3.7개월) 초과 노동하고 있다.

응답 조합원 절반에 가까운 43.7%가 주 52시간을 넘긴 노동을 하고 있었고 과로사 위험이 높은 주 60시간 초과 노동 조합원 비중도 7.4%에 달했다.

조합원 2명 중 1명은 매일 연장근로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1주일에 3일 이상 연장근로를 한다고 답한 조합원도 70.2%로 집계됐다.

연장근로 이유로는 ▲업무량 과다가 47.8%(7712명)로 가장 많았고 ▲인력 부족이 22%(3555명)로 뒤를 이었다.

금융노조는 “특정 업무와 무관하게 전체 조합원들 모두 연장근로가 만연하고 정규직·2차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연장근로 일수에는 차이가 없다”며 “초과 노동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약 2만9000여명의 신규 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교섭에서 사측에 ▲임금인상 ▲정년연장 ▲과당경쟁 철폐 ▲노동시간 단축 ▲노동이사제 도입 ▲국책금융기관 노동3권 보장 ▲양극화 해소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부터 실무자교섭 14차례, 임원급교섭 3차례, 대대표교섭 4차례, 대표단교섭 4차례 등 총 25차례 교섭을 실시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긴급 대표자 회의에서 총파업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지난 7일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찬성률 93.1%로 가결됐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귀족노조’라고 규정하면서 비판하지만 금융노동자들의 투쟁은 지극히 정상적이다”며 “노동 실태를 정확히 알리고 동지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9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을 시작으로 20일 부산은행 본점, 22일 한국감정원 본점에서 지역별 순회집회를 연다. 2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노조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은산분리 완화’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허 위원장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추구하고자 했단 당초의 목표와 다르게 소위 신용등급이 우수한 대출자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고 금융위가 초기 내세웠던 중금리대출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패작과 다름없다”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거꾸로 가는 금융정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여·야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한다”며 “진정 어린 금융산업 발전이 무엇인지 숙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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