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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겪은 지난 7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6개월 만에 순매수를 나타냈다.

1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367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326억원, 외국인은 3734억원을 순매수했다.

월별로 볼때 외국인의 순매수는 1조9756억원어치를 사들인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미국의 정책금리 상승 우려가 높아진 2월 1조5611억원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3월 7409억원, 4월 1조375억원, 5월 8113억원, 6월 1조5870억원 등 그동안 5개월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왔다.

외국인의 매도 행진 원인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미중 무역분쟁 여파 우려, 상장사 이익 증가세 둔화 등이 영향을 끼쳤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달러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을 비판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둔화했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급락세를 촉발한 달러화 강세가 멈춰 원/달러 환율이 1100원에 가까워졌다”며 “이에 따라 7월에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7월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32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그 뒤를 네이버(NAVER)(2885억원), LG이노텍(1418억원), 삼성전기(1233억원), 우리은행(1056억원), KT&G(1049억원), 엔씨소프트(852억원), 한국가스공사(650억원) 등이 이었다.

이러한 외국인의 ‘사자’ 명단에는 대체로 2분기 호실적이 기대된 종목들이 올랐다.

반대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판 삼성전자(순매도액 2834억원)나 LG전자(1808억원) 등은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종목이다.

외국인이 일단 매도 행진을 멈췄지만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윤영교 팀장은 “최근 추세를 보면 외국인은 달러화 강세가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국내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반등 속도와 상승 모멘텀에 대한 확신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매수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려면 달러화 약세가 추세로 자리 잡아야 하고 상장사 실적 기대감도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도 “7월 중순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다소 진정됐으나 본격적인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확인할 것들이 남아있다”면서 “외국인 패시브 자금은 무역갈등 이슈에 민감한데 향후 이벤트를 고려하면 아직 경계심리를 늦추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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