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의 티맵…강점은 ‘예측기능’
구글 등에 업은 카카오내비…왕좌 탈환하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정식 출시된 ‘안드로이드 오토’가 카카오내비를 지원하면서 모바일 내비게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휴가철인 만큼 길 안내와 안전운전 가이드, 유류, 맛 집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필수일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의 ‘T맵’과 카카오의 ‘카카오내비’ 등 국내 대표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강점과 특징을 알아보고 나에게 맞는 앱을 선택해 보자.

26일 모바일 내비게이션 순 이용자 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T맵 이용자는 1100만명, 카카오내비 400만명, 원내비 250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지난달 기준 2288만대인 것을 감안한다면 국민 절반 정도가 T맵을 사용하는 셈이다.

T맵은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SK텔레콤용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기본으로 탑재돼 있어 통신사 충성도를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SK텔레콤 이용자가 아니면 월 7000원을 내고 유료로 사용했으나 오는 19일부터 전면 무료 개방될 예정이다.

T맵은 정체로 꽉 막혀있는 도로를 우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통행량이 많은 시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에 따른 복잡한 안내는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정체되는 도로에서 옆 골목길을 통해 직진 대기신호를 피해 신호를 빠져나가게 해주는 등 뛰어난 우회능력을 보여준다. 또 실시간으로 유가정보를 수집해 주유소마다 가격을 표시해 주는 등 활용성도 높다.

T맵의 길안내 화면은 자세한 편이다. 음성안내가 비교적 자주 나오기 때문에 이를 원하지 않는 운전자라면 미리 앱 상에서 설정을 해 두는 편이 좋다.

이용자들은 무엇보다 T맵의 강점으로 ‘예측’ 기능을 꼽는다. ‘날짜’를 설정하면 해당 날의 교통상황을 예측해서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을 미리 안내한다. 다음날 아침에 갑자기 차를 쓸 일이 생겼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T맵의 데이터소모는 한 달 동안 꾸준히 사용 시 25MB정도가 소모된다.

카카오내비는 2011년 스타트업인 록앤롤이 개발한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2016년 2월 3.0 업데이트와 함께 이름이 카카오내비로 바뀌었다.

카카오내비의 가장 큰 특징은 중요하지 않은 기능을 제거하고 설정을 단순화해 비교적 가벼운 서비스라는 점이다. 깔끔한 사용환경(UI)와 2D 회전방식, 부분적으로 3D를 지원한다.

‘벌집 UI’라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벌집에 원하는 장소를 등록해 두면 각 장소의 실제 위치에 맞게 등록된다. 빠른 길안내 용도로는 좋지만 이용자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카카오내비의 길안내는 ‘최단시간’ 기준이다. 이를테면 같은 날짜와 시간에 동일한 목적지를 설정했을 때 가장 적은 시간이 소요되는 길을 선택해 안내한다.

카카오내비도 해당 구간이 정체를 빚고 있으면 우회 안내를 제공한다. 목적지 도착 시 만나는 상대에게 예약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카카오내비만의 특징이다.

카카오내비에 탑재돼 있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모드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 모드를 활용하면 야간 운전 시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운행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이라는 천군만마를 등에 업으면서 티맵의 위상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구글은 차량용 인공지능(AI)비서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난 12일 국내에 출시하면서 카카오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오토 앱을 내려받을 때 카카오내비를 함께 내려받게 된다.

안드로이드 오토 이용자들은 내비게이션 앱 가운데 카카오내비와 구글 자회사 웨이즈의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만 이용할 수 있다. 한글 음성 지원이 안되고 국내 세부 지도도 제공되지 않는 웨이즈가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살피면 사실상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는 국내 운전자들은 대부분 카카오내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윤주선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안드로이드오토 서비스의 국내 출시는 카카오내비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내수 자동차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전 기종에 안드로이드 오토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는 점도 카카오내비에 유리한 점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교통량이 많은 휴가철에는 특히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기 쉽다”며 “운전이 서툰 초보운전일수록 내비게이션을 꼭 챙겨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 휴가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능과 요소들을 고려한 후 운전자의 성향과 필요에 맞는 앱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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