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유저적 환경 점유율 하락에 영향
맨몸으로 전장에 몰린 초보유저 ‘어리둥절’
한국 게임에 ‘콩글리쉬’ 웬말?

사진=펍지 주식회사
펍지 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높은 진입장벽과 잦은 버그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은 채 유료 확률아이템 출시와 같은 ‘돈 벌이’에만 집중하면서 많은 유저들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틀로얄’을 표방한 경쟁작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편집자 주>

배틀그라운드의 ‘불친절한 게임성’이 도마에 올랐다. 초심자를 위한 연습 모드의 부재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은 물론 한국 게임임에도 한글화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문제들이 얼리 엑세스 단계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터라 펍지 주식회사가 유저들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속적인 신규 유저 유입이 전제돼야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은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5월 2주차에 점유율 38.7%로 2위인 리그오브레전드(24.7%)와 격차를 10% 이상 벌렸다. 하지만 5월 3주차부터 꾸준히 줄어 7월 3주차인 현재 26.6%로 12%p 이상 급락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배틀그라운드의 유저 친화적이지 못한 환경이 인기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게임을 연습할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특성상 전장에서 아이템 획득과 사용법, 자기장 대처법, 무기 부속품의 활용법 등을 확실히 숙지해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내에는 별도의 연습모드가 존재하지 않아 처음 하는 유저도 바로 실전에 투입되는 구조다. 지난해 얼리 엑세스 단계에서는 게임 시작 1분 전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아이템을 잠깐 사용해 볼 수 있었으나 이마저도 서버 안정화를 명목으로 모두 막아놓은 상태다. 즉 아무런 훈련을 받지 않은 병사가 전장에 맨몸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한 유저는 “아무리 몸으로 직접 배운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조작법도 모른 채 게임을 시작하면 영문도 모른 채 죽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고수 유저 비율이 상승하는 만큼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많은 것들을 알아야 하지만 실전으로 얻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유저들은 게임에 흥미를 잃고 떠나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유저들의 원성을 사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 배틀그라운드는 한글로 닉네임을 만들 수 없다. 여기에 특정 상황에서는 ‘There is not 의료용 키트’와 같은 영어+한글 문구가 출력돼 황당함을 자아낸다. 펍지가 한국 회사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작사인 펍지 주식회사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는 깨진지 오래다. 얼리 엑세스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문제지만 변화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습모드와 관련한 질문에 펍지 주식회사 관계자는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존에 특화된 만큼 직접 몸으로 배우는 편이 더 적합하다”며 “연습모드 추가와 관련한 계획은 현재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펍지 주식회사의 태도는 게임에 대한 이미지와 진입장벽만 높여 신규 유저 유입을 막을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인 흥행을 위해선 유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게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틀그라운드는 외딴 섬에서 총 100명의 플레이어가 다양한 무기와 전략을 이용해 마지막 1명이 살아남는 순간까지 전투를 하는 배틀로얄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점점 좁혀지는 경기 구역 내에서 전략적으로 배치된 무기, 차량 및 소모품을 찾아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죽음에 맞서 긴장되고 장엄한 싸움을 하게 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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