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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소상공인이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미네르바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신촌 지역 소상공인들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업주의 부담과 우려를 털어놨다.

오종환 서대문구소상공인회 이사장은 “이미 소상공인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뺨을 때려 준 격”이라며 “정부가 계속 용두사미 정책만 던져주니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을 업종별, 규모별로 차등 적용해달라고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됐다”며 “단지 시급이 500원, 1000원 오르는 문제가 아니라 인력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홍창기 신촌 무교동 낙지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235만원에서 270만원 선으로 오르는데 4대 보험 등을 더하면 50만∼6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이미 한계선상에 있는 사업장이 많은데 인건비가 오르니 큰 타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주려면 시원하게 줘야 하는데 준비 서류가 너무 많고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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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퇴근 고객을 받아야 하는 미용실, 주말에도 점심·저녁 식사 장사를 하는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수준으로 맞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외에도 젠트리피케이션(개발에 따른 임대료 상승으로 원래 주민과 상인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 카드수수료 부담, 대기업의 외식산업 진출에 따른 어려움 등이 논의됐고, 소상공인의 문제를 들여다볼 연구원과 지원센터를 세워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오 이사장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에서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안을 낸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연구원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여러 경제문제가 모두 최저임금 때문에 생긴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정책 방향성은 맞지만 어떻게 보완하고 지원하고 (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러닝머신을 뛰듯이 공무원은 열심히 하는데 앞으로는 한 치도 못 나가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진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9%로 낮춘 것과 관련해서는 “정책 당국자로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부총리는 “0.1%포인트 차이지만 3%에서 2%대로 내린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정부가 국민과 같이 경기에 대해 이렇게 인식을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표상 경제와 체감 경제와의 차이를 정부가 느끼고 정책을 만들겠다고 하는 어떤 의지의 표시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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