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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가 의전서열 넘버2이자 입법부 수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올해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길, 촛불 혁명의 정신을 완성하는 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국민의 명령인 개헌을 완수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표결조차 못 하고 무산됐다. 오늘 제70주년 제헌절은 새로운 헌법과 함께 맞이하길 기대했으나,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 “그럼에도 국민의 80%는 개헌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1987년 헌법은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체제지만 그동안 국민의 정치의식과 사회는 성숙했다”면서 “이제 헌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의 원칙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정글의 체제”라면서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모두 이분법 진영논리에 빠지게 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대를 경쟁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인 적으로 보는 미성숙한 정치로, 적대적 대결만 있을 뿐 경쟁적 협조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이런 정치 파행의 악순환은 모든 힘이 최고 권력자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재의 권력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국회에 첫 등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눈높이를 맞추면 개헌은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이미 수많은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여야간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의 입장차도 그리 크지 않다. 유불리를 따지는 정략적 개헌은 있을 수도 없고 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했던 ‘청청여여야야언언(靑靑與與野野言言·청와대는 청와대, 여당은 여당, 야당은 야당,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는 의미)’을 거론한 뒤 “여기에 덧붙여 국국의의(國國議議), 나라다운 나라는 국회가 국회다워질 때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기 국회를 앞두고 개혁입법연대나 개헌연대 같은 네이밍 다툼, 프레임 전선이 형성됐다”면서 “개헌과 개혁입법 모두가 국민의 명령으로 여당의 양보, 야당의 협조를 통한 협치로 풀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국회는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여당은 국회의 첫 번째 구성요소로 당연히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심의와 결정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제1 책무는 비판과 견제에 있다”면서 “강력한 야당의 존재는 대통령과 여당에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문 의장은 “국민이 헌법을 잘 알수록 민주주의는 그만큼 전진한다”면서 “제헌 70주년을 계기로 헌법 교육의 근간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으며, 방명록에 ‘무신불립 화이부동(無信不立 和而不同·국민의 신뢰 얻는 국회,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화합의 국회를 추구하자는 의미)’이라고 썼다.

이번 참배는 제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원구성 이후 첫 공식행사로 이주영 주승용 부의장, 여야 원내대표들, 국회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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