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요인은 수려한 디자인
편의성과 실용성 모두 챙긴 인테리어
부드러운 엔진질감과 정숙성이 강점
떨어지는 뒷 좌석 승차감은 ‘옥에 티’

사진=이건엄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대표 모델인 SM6를 시승했다. 침체에 빠졌던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며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던 모델인 만큼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했다. 경쟁 차량에서 느끼기 힘든 ‘유럽감성’은 SM6만이 갖고 있는 확실한 강점으로 다가왔다.

SM6의 흥행 요인은 수려한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다. 바탕이 되는 모델인 르노 ‘탈리스만’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프랑스 디자인 철학이 잘 녹아 든 느낌이 들었다.

특히 LED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화려함을 뽐낸 전면부는 SM6 디자인의 ‘화룡정점’이 아닐까 싶다. 그릴에서 바로 이어지는 날렵한 눈매의 헤드램프는 중형세단에선 흔치 않은 스포티한 감성을 잘 담아냈다. 특히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DRL), 안개등에 모두 LED가 적용돼 밤에는 더욱 멋스런 연출이 가능하다.

또 ‘태풍마크’를 중심으로 뻗어나간 크롬 라인 역시 날렵한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DRL)이 조화를 이루면서 역동성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본넷을 수놓은 캐릭터라인으로,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전면부에 활력을 불어 넣어 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측면부는 세련된 느낌 보다는 중후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다른 업체들이 최신 강판 기술을 자랑하듯 역동적인 캐릭터라인을 넣는 것에 비해, SM6는 앞 휀더부터 뒷 휀더를 가로지르는 ‘선’ 하나뿐이다. 덕분에 화려한 전면부와 후면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면서 균형 잡힌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다. 물론 화려한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될 경우 마냥 밋밋하지만은 않다.

후면부도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얇고 기하학적인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덕분에 아름다운 뒷태를 연출해 낼 수 있었다. 또 번호판을 범퍼쪽으로 내려 시각적으로 상승된 모습을 유도했다.

사진=이건엄 기자

SM6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내부에서도 이어진다.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어나간 레이어는 좌우대칭을 이루며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가죽 소재를 적용한 대시보드는 스티칭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안정된 느낌을 더했다. 나파가죽과 퀄팅으로 마무리한 디자인은 어느 수입차보다도 훌륭한 모습이다. 시트에 앉았을 때 느낌역시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고 흔들림없이 고정해주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운전석에서 마사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장거리 운전 시 피로를 덜어준다.

감성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중앙에 위치한 8.7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 연출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면서 운전자로 하여금 상당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또 5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디스플레이는 물론 실내 분위기도 바뀐다. 계기판의 경우 에코 모드에선 주행거리를, 스포츠 모드에선 분당 엔진 회전수(RPM)을 보여준다. 2열의 경우 레그룸은 넉넉한 편이지만,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아 앉은키가 큰 탑승자는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중형 세단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 중 하나인 트렁크 공간의 경우 571ℓ로 동급 모델 중 상위권에 속한다.

이밖에 열선 스티어링 휠, 하이패스 시스템, 매직 트렁크 등 편의사양 등도 적용돼 활용성을 높였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엔진 스타트·스탑 버튼에 손을 올리자 부드러운 엔진 질감이 느껴졌다. 참고로 시승에 나선 차량은 SM6 GDe 2.0 모델로 1997cc의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게트락사의 7단 습식 DCT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코스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편도 400㎞ 구간에서 이뤄졌다.

사진=이건엄 기자

가속페달을 밟자 처음 느겼던 부드러운 엔진 질감이 발끝을 통해 전해졌다. SM6가 프리미어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는 만큼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으로 적용된 차음윈드실드 글라스 덕분에 시속 110㎞의 고속 주행에서도 훌륭한 정숙성이 유지됐다.

포츠 모드에서 발생하는 엔진음과 핸들 반응 등이 고속에서의 주행감을 배가시킨다. 계기판 숫자가 시속 100㎞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도 꾸준한 가속이 이어진다. 주행도중 감속시에도 큰 흔들림 없이 정차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체적인 안정감이 뛰어나단 생각이 들었다. 또 급가속 시에도 변속충격을 느끼기 힘들정도로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한다. 재빨리 최적의 기어 단수를 찾아 옮겨가 변속 충격이 거의 없다. 수동변속기와 비슷한 반응속도를 보여주는 수동모드도 인상적이다.

다만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된 탓인지, 뒷좌석 승차감은 딱딱한 느낌이 강하다. 코너링에선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는 SM6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독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일반적인 토션빔과 달리 바퀴 좌우의 독립성을 강화한 AM(Adaptive Motion) 링크라고는 하지만 멀티링크만큼의 승차감을 보장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사진=이건엄 기자

한편 2019년형 2.0 GDe의 가격은 2450만~3100만원이다. 이밖에 1.6 TCe는 2840만~3270만원, 1.5 dCi 2600만~3030만원, 2.0 LPG는 2060만~2785만원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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