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로 해외 진출…실적 개선 ‘뚜렷’
금융당국 ‘지원 요청’ 손 내밀자 중국 긍정적

사진=연합뉴스

국내 보험사의 중국 현지 점포 적자 탈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중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이에 호응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0개 보험사의 해외점포는 42개로 전년 말 대비 2개 증가했다. 국내 보험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중국시장 진출이 가장 많았다. 보험업 8곳, 투자업 1곳 등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이어 미국 9곳, 베트남 5곳, 인도네시아 4곳, 싱가폴 3곳, 일본 2곳 등의 순이었다.

자산규모도 중국시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보험업 47억1800만달러, 투자업 8억1800만달러로 총 55억3600만달러로 진출 국가 중 해외점포 자산규모가 가장 컸다. 전년(43억8100만달러) 대비 26.4% 증가했다.

반면 적자 역시 확대됐다. 지난해 보험사 해외점포 손익 현황에 따르면 중국은 157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순손실이 발생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은 ‘국내 보험회사의 해외사업 평가와 제언’ 보고서를 통해 해외사업 관련 비용을 보험회사가 관리하지 못하는 것을 미미한 경영성과의 원인으로 꼽았다. 전 연구원은 “해외사업 관련 경영관리 비용·정보 비대칭성·현지 규제 등 외국기업이기 때문에 부담해야만 하는 비용을 통제하는 것이 경영성과 개선에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규제는 완화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미 정상회담 경제성과 기자회견에서 외자계 금융회사의 자국 금융업 진입 규제를 완화·철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외자계 금융회사가 중국에서 증권업이나 보험업을 하려면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야 했다. 중국 당국은 향후 3~5년 사이에 규제를 철폐할 방침이다.

중국의 규제 완화 방침에 이어 실적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대해상 중국법인인 현대재산보험 유한공사는 올해 1분기 495만4000위안(한화·약 8억34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인 821만2000위안(약 13억8300만원)의 절반 이상을 1분기에 달성한 것이다.

중국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진출한 DB손해보험 역시 실적이 개선됐다. DB손보가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안청재산보험주식유한회사는 올해 3월 말 현재 51억39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17억9900만원 손실을 기록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부의 지원도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국내 보험사가 중국에 진출할 때 인가심사를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중국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광렬 수석부원장은 12~13일 천원후이 보험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유 수석부원장은 “중국에서 영업 중인 국내 은행 및 보험사의 영업상황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며 “국내 보험사의 중국 내 지점개설을 위한 인가심사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연된 국내 보험사의 지점 설립 인가심사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했다”며 중국 당국이 이에 호응했음을 시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