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차 확대→원화가치 하락→수출입물가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환경 조성
러시아·브라질·인도 등 원자재 생산 신흥국과 미국, 중국도 스태그플레이션 경보

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줄을 잇는 가운데 수출입 물가마저 상승하고 있어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국경제 활력이 저하되는 가운데 수출입물가가 대폭 상승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 수출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모두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또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10.9% 상승했다.

특히 농수산품과 공산품 등은 전체적으로 0.8 포인트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재료는 광산품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4%,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7%와 1.4% 상승했다.

수출입물가 상승은 원·달러 환율이 견인했다. 6월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월 대비 1.5% 오른 1092.8이다. 환율의 상승은 원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또 수입물가의 상승은 원유, 광물, 농산물 등 기업 생산의 원자재 상승을 의미하고 이는 완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요인으로 연결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이번 보고서는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것이 경제 활력 저하와 경기불황과 융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될 경우 유가 상승 기조와 맞물리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요인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한국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큰 우려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국제금융센터는 세계경제보고서를 통해 “최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의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경제 상황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 투자 부진으로 경제성장이 기대 이하”라며 “그동안 통화절상으로 하향안정세를 보여 온 물가도 반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G2국인 미·중도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경보음은 지난달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명성을 얻은 투자자 피터시프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경제가 과거 카터 시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닌 시진핑의 경제정책 실패와 미·중 무역 전쟁의 과열이 중국 내 외국자금의 유출로 이어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중국은 체제상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 외국자본의 유출과 시진핑 정부 경제정책의 실패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고조, 중국의 경제정책 실패, 중국 내 외국인 자금 유출 중 어느 하나라도 현실화될 경우, 신흥국 투자 부진은 더욱 뚜렷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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