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신국제회계기준), 2021년 도입 예정
대형사 ‘시스템’ 구축·중소형사 ‘컨소시움’ 꾸려 대비
자본 확충하고 세미나까지…대책 마련 ‘총력’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2021년 1월 1일 도입 예정인 IFRS17(신국제회계기준)을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보험회계기준이다. 현재는 보험계약의 수입보험료 중 일부를 판매 당시 정한 보험상품별 적립이율에 따라 부채로 적립한다. IFRS17 도입 이후에는 보험사들의 부채에 원가가 아닌 시장금리를 반영해야 한다.

보험계약 수익도 수입보험료 전체를 인식하던 방식에서 해당 연도에 제공된 보험서비스에 상응하는 보험료만 인식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과거 고금리 확정 이자로 판매된 상품이 많은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부채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보험공사가 5월 발표한 ‘보험부채 시가평가의 영향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말 대비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총 부채 규모는 약 41조3000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이 중 교보·삼성·한화생명 등 대형 3사는 34조7000억원, 국내 중소형사는 3조8000억원, 외국사는 2조8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대형 3사의 자본확충 부담이 큰 셈이다.

보험업계는 자본확충에 나섰다. 한화손해보험은 11일 국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손보 측은 향후 도입되는 회계기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발행금리 및 발행 규모 등 발행과 관련된 세부 사항은 추후 공시한다. 한화생명, 신한생명 등도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손해보험사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을 시작했다. 현대해상은 5월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에 약 5억달러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계결산 시스템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하나생명은 지난달 ‘IFRS17 회계정책 수립 및 결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앞서 하나생명은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SIG와 회계정책 수립 및 회계결산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회계정책은 하나생명이 방카 전문 보험사인 특성을 반영해 수립된다. 회계결산시스템은 오는 12월까지 정책 수립 및 시스템 설계를 마치고 내년 말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도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다. LG CNS는 4월 농협생명과 IFRS17 시스템 구축을 위한 본 계약을 마치고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중소형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시스템을 개발한다. 보험개발원은 2016년 12월 흥국·현대라이프·KDB·DB·DGB생명 등 5개 생보사와 롯데손보·더케이손보·농협손보·흥국화재 등 4개 손보사와 IFRS17 시스템 공동구축을 위한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공동구축 시스템은 IFRS17의 부채 및 보험 관련 손익계산서를 산출하고 CFP 방식에 따른 보험료 산출, 감독회계, 경영계획 수립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시스템은 약 3년에 걸쳐 구축될 예정이다.

IFRS17에 대응하기 위한 세미나도 이어지고 있다. ABL생명은 5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본 개념 ▲기존 제도와의 차이점 ▲도입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 ▲도전과제 ▲도입 이후 직면할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현대해상도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보험계리사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IFRS17과 K-ICS 도입,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변화에 대한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전략적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2021년에 예정된 IFRS17 및 K-ICS 도입과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계리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학술세미나를 통해 미래 보험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유관 부서간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해 전략적 대응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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