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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대기업 상장사 10곳 중 7곳 꼴로 주가가 하락했고, 특히 10곳 중 6곳은 코스피 평균치보다 주가 하락 폭이 더 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시가총액 상위 100위 안에 들던 대기업 상장사 중 73곳의 6월 말 현재 주가가 6개월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작년 말 11만100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말에는 41.8%나 떨어진 6만4600원으로 내려 시총 상위 100위권 기업 중 올해 상반기 낙폭이 가장 컸다.

그다음으로 한샘(-41.7%), LG디스플레이(-38.8%), 만도(-37.8%), 한화케미칼(-30.9%), 현대해상(-28.3%), 한미약품(-27.9%), 코오롱티슈진(-25.9%), 강원랜드(-24.9%), OCI(-24.3%) 등 순이다.

이들은 실적이 부진하거나 사내 성폭행 논란·취업 비리 등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업체들이며,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라 조정을 받은 곳도 있다.

시총 10위권 종목 중에는 8곳의 주가가 떨어졌다.

앞서 5월 액면분할을 시행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주가는 상반기에 8.5% 떨어진 4만6650원으로 하락했다.

또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싸고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과 갈등을 겪은 현대차(-19.6%)와 현대모비스(-19.4%)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여파가 미친 네이버(NAVER)(-12.3%), 채용 비리로 회장까지 검찰 조사를 받은 KB금융(-16.7%),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LG화학(-17.7%) 등도 하락률이 10%를 넘었다.

시총 상위 100개사 중 63곳은 상반기 수익률이 코스피 평균 수익률(-5.7%)보다도 나빴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2467.49에서 지난달 말 2326.13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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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100대 상장사 가운데 주가가 오른 기업은 26곳에 그쳤고 LG유플러스 1곳은 주가에 변동이 없었다.

주가 상승 폭이 가장 큰 상장사는 현대건설로 지난해 말 3만6300원에서 지난달 말 58.4% 증가한 5만7500원으로 올랐다. ‘남북경협’ 테마주에 포함된 영향이 컸다.

다음으로 한국가스공사(50.9%), 삼성전기(48.5%), 호텔신라(45.5%), 오리온(42.6%), 셀트리온(37.3%), 신세계(33.8%), 한국금융지주(21.9%), CJ대한통운(20.0%), LG생활건강(17.4%) 등의 상승 폭이 컸으며, 이들 기업들은 주로 실적이 개선되거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기업들이다.

올해 하반기 대기업 상장사들의 주가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수출 대기업의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기업 실적 전망치는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전날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1.9% 줄어든 140억달러로 감소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단순히 무역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금리와 환율 등 전반적인 경제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전략적 이익과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갈등은 장기화하고 해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반면 주가 반등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5배로 2013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순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0.92배”라며 “2010년 이후 코스피 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분포에 현재 ROE를 적용하면 적정 PBR은 1.02배로 현 PBR 수준에서 10%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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