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사이익 규모 효과 보고서 이번 달 말 발표
ABL생명 제외하고 보험료 인상률 동결
높은 손해율 걸림돌…손보·생보협회 인하에 ‘신중’

.사진=연합뉴스

‘문재인케어’의 주요 내용인 실손보험료 반사이익 규모 보고서가 이번 달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자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업계는 보험료 인하가 현실화될까 긴장하고 있고 생명·손해보험협회 측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케어는 지난해 8월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으로 의료비 본인 부담 비율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치료와 관계된 필수적인 비급여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에 민영보험인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미용·성형 시술을 제외한 3800여 개 비급여 항목이 급여항목으로 바뀌면서 민영 보험사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범위가 줄어드는 반사이익을 얻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보장성 확대로 보험사가 얻는 반사이익 규모를 추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부터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가 5년에 걸쳐 급여진료로 전환되면 보험사가 얻는 이익 규모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번 달 말 최종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연구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사이익 효과 규모에 따라 상황을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정부가 실손보험료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ABL생명을 제외한 생보·손보사들은 동결을 결정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한화손보·롯데손보·MG손보·KB손보·DB손보·농협손보·메리츠화재·삼성화재·흥국화재·현대해상 등 10개 손보사와 한화·삼성·흥국·교보·신한·미래에셋·농협·DB·동양생명 등 9개 생보사는 올해 실손보험료를 동결했다. ABL생명은 올해 초 실손보험료를 전년 말 대비 16.4% 인하했다.

협회는 실손보험료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신용길 생보협회장은 2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DI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실손보험 반사이익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결과발표 이후 정부, 감독당국, 보험업계가 논의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덕 손보협회장도 1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KDI의 평가 결과를 보고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높은 손해율이 이유로 들어 실손보험료 인하를 반대하고 나섰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률의 비율로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다.

4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21.7%로 지난해 131.3%보다 9.6%p 하락했다. 발생손해액의 증가가 위험보험료보다 상대적으로 둔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100%를 넘어서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발생손해액은 증가했다. 지난해 발생손해액은 7조5668억원으로 전년(6조9723억원) 대비 5945억원(8.5%) 상승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희경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