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안전성에 ‘핫 해치’ 감성 더하다
특기는 날카로운 코너링…가속력도 일품
시트 조절은 수동…세심한 부분 아쉬워

사진=한불모터스

한불모터스가 연비와 안정성으로 유명한 푸조 ‘308 GT 라인’을 앞세워 수입 해치백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푸조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이 ‘프랑스의 독특한 감성’ 외에는 전무했던 만큼 ‘핫 해치’ 감성을 더한 308 GT 라인의 등장은 신선할 수밖에 없다.

푸조의 ‘GT’는 장거리·고성능 자동차를 의미한다. 푸조 308 GT 라인은 이에 걸 맞는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사해 수입차 입문자에게 딱 어울리는 모델이다.

푸조 308 GT 라인을 얼핏 보면 기존 308 모델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308의 외관을 계승하면서 양측 방향지시등 아래 새롭게 추가 공기흡입구를 설치,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크롬 그릴 중앙에 위치한 푸조 앰블럼과 62개의 LED 헤드램프도 멋을 더했다.

인테리어도 큰 틀은 308모델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패널, 기어 노브 등 곳곳에 위치한 붉은 스티치들은 운전자로 하여금 핫 해치가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또 콤팩트 사이즈의 스티어링 휠과 패들 쉬프트가 스포츠카처럼 역동적이고 날카로운 주행을 도와준다.

스포츠 버킷 시트는 고급 소재로 이뤄져 있어 그 어떤 주행에서도 운전자의 몸을 흐트러짐 없이 잡아준다. 다만 3000만원이 넘는 차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시트 조절이 수동으로 밖에 안 된다는 점은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푸조하면 떠오르는 글라스루프가 기본 적용돼 앞좌석에서부터 뒷좌석까지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푸조의 글라스루프는 타사의 파노라마선루프와 다르게 이중접합 유리로 돼 있어 안정성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푸조 308 GT 라인은 1.6 BlueHDi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복합연비 기준 ℓ당 14.6㎞를 주행할 수 있다.

308 GT 라인의 성능을 느껴보기 위해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평일에 진행된 시승인 만큼 서울시내 곳곳에 위치한 드라이브 코스와 수도권을 이어주는 고속도로 등에서 주로 주행이 이뤄졌다. 그만큼 일상 주행과 환경이 비슷했기 때문에 실용성을 알아보는 데 중점을 뒀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북악 스카이웨이다. 북악 스카이웨이는 북악산을 굽이쳐 올라가는 서울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커브와 높은 경사로 구성돼 있어 코너링 성능과 토크를 테스트하기엔 제격이었다.

북악 스카이웨이에서도 강력한 디젤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경사가 심한 구간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앞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후륜에 멀티빔과 비교해 코너링에 취약한 토션빔이 장착됐음에도 불구하고 푸조 특유의 날렵한 코너링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 기존 푸조의 자동화 수동변속기가 아닌 일본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있어 반응 속도와 변속 충격이 크게 개선됐다.

사진=한불모터스

308 GT 라인의 진면모를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자유로로 자리를 옮겼다. 주행 모드를 D 모드로 선택하고 주행해보니 시속 80㎞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었다. 승차감도 안정적이다. 또한, 기어 변속 시 울컥거림의 이질감이 없어져 부드러운 주행을 보여준다.

시속 80~100㎞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치고 나간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화룡정점인 스포츠 모드는 308 GT 라인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속기 뒤에 위치한 스포츠 모드 버튼을 약 2초간 누르면 좀 더 높은 RPM에서 변속이 이뤄져 보다 스포츠한 주행이 가능하다.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리도 달라진다. 실제 엔진음이 아닌 제너레이터를 통해 들리는 소리지만 고성능 차량의 감성을 느끼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때 계기판은 하얀색에서 강렬한 붉은색으로 바뀌고, 엔진의 순간 출력, 토크, 부스트가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게이지로 표시된다.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다만 시속 100㎞ 이상 고속에서는 저속 구간만큼 치고나가는 힘은 부족했다.

전반적으로 308 GT 라인의 경쾌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주행느낌은 주 고객층인 젊은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다. 여기에 프랑스 특유의 디자인 감성까지 더해지면서 천편일률적인 차로 도배된 국내 도로에서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해 보였다.

한편 푸조 308 GT 라인의 국내 판매 가격은 3450만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수입차 입문자로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불모터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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