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양호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대한항공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검찰이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는데다 정부기관들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어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6일 새벽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조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대한항공은 “급한 불은 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규 항공기 도입을 비롯한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협력 강화, 내년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주최 등 경영일정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검찰이 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하며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고, 검찰을 포함한 11개 정부기관이 대한항공과 조양회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 조사, 주주권한 행사 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경찰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와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폭행 건을 조사 중이다. 관세청은 밀수와 관세 포탈, 국토교통부는 조 전 전무의 진에어 등기임원 재직,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농특산물 밀반입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기내 면세품 통행세와 그룹 지배구조를, 국세청은 범한진가 상속세 탈루 건을, 법무부는 조양호 회장 일가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건을 조사 중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인하대 부정 편입은 교육부가, 블랙리스트 등 근로 전반 감독은 고용노동부가 담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을 통해 주주권에 적극 개입 중이다.

5월부터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등 여론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구속 위기를 넘기며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검찰이 새로운 증거를 찾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고, 여러 정부기관과 국민들이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의 위기는 아직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