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타디움·비금도풍력발전·경기대기숙사 등 진출하는 사업마다 천 원짜리 가치로 전락

사진=조희경 기자

서희건설이 공공SOC에 대한 민자사업을 연이어 실패하면서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서희건설이 참여 중이거나 참여했던 공공 SOC 민간투자 사업은 동대문 환경개발사업, 대구스타디움, 비금도 풍력발전, 육군 계룡대 관리 등이 있다.

서희건설은 공공 SOC사업에서 수익창출을 연이어 실패하면서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경주환경에너지,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에스비성남, 경기라이프, 칼라스퀘어 비금풍력발전을 6개 기업을 종속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또 대양해군, 선진계룡관리, 선진육군, 유성티엔에스,인천도화에스피씨, 숭실라이프, 서희KB스타힐스테이 1호, 푸른경남, 티엠파트너스 등 9개 기업에 지분투자를 하고 있다.

이 중 한일자산관리앤투자와 유성티엔에스를 제외한 13개 기업은 서희건설의 공공SOC 혹은 개발시행을 위한 곳이다.

그러나 경기라이프, 칼라스퀘어, 비금풍력발전, 티엠파트너스 등 4개 회사에서 수상한 재무적 흐름이 감지됐다.

서희건설은 이들 4개 기업에 대해 완전히 무가치한 기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서희건설의 지난 1분기 보고서상 재무제표 주석에는 서희건설의 보유지분인 경기라이프 90%, 칼라스퀘어 100%, 비금풍력발전 80%, 티엠파트너스 29.7%의 가치가 각각 1000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산술적으로 환산하면 경기라이프는 1111원, 칼라스퀘어는 1000원, 비금풍력발전은 1250원, 티엠파트너스는 3367원의 기업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계산이 무의미한 수준이다.

서희건설에 따르면 이 중 비금풍력발전은 규제 등으로 인해 사업이 멈춰있는 상태고 티엠파트너스 자본이 잠식된 곳이다.

또 경기대학교 기숙사를 건설·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경기라이프는 기숙사를 경기대학교 측에 기부체납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멈춰진 상태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이들 5개 기업은 BTL 방식의 민자사업이다”며, “앞으로 20년 운용권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수익을 보고 있다. 지금의 경영성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BTL 방식의 민자사업이란 정부·지자체 혹은 공기업이 발주한 SOC에 대해 민간기업이 재무적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컨소시엄 형태의 법인을 구성하여 먼저 건설하고 준공 후 일정 기간동안 운영권을 받아 소요자금과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BTL 방식에서 민자사업자에게 운영권이 부여되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20년 혹은 30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대구광역시에서 대구스타디움을 운영하고 있는 칼라스퀘어의 운영방식을 보면 수익창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칼라스퀘어는 지난 2001년 대구 스타디움이 준공되고 관리권을 넘겨받은 후 다수의 재투자자를 모집해 운영권을 분양했다.

그 결과 칼라스퀘어는 대구 스타디움 건설에 투입된 투자금의 대부분을 단기간에 회수하는 듯 보였으나 대구광역시로부터 부여받은 30년의 운영 기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칼라스퀘어 관계자에 따르면 당사는 준공 이전에 이미 부도가 났다. 이로 인해 주 시공업체인 서희건설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2006년 칼라스퀘어의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서희건설은 대구스타디움의 운영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공사비용을 회수했다. 그러나 문제는 30년 운영권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BTL방식의 민자사업에서 정부는 민간투자자에게 SOC에 대한 20년 혹은 30년 운영권을 부여한다”며 “그러나 이 운영권은 정부와 민간사업자 사이의 약속일 뿐 채권처럼 이렇게 저렇게 매각하거나 포기될 수 있는 권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구스타디움에 대한 30년 운영권은 서희건설의 무거운 짐으로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칼라스퀘어 관계자는 “대구스타디움 운영 중 적자가 나면 서희건설이 메우는 구조”라고 말했다.

서희건설의 대구스타디움 운영기간은 2023년까지다. 이때까지 서희건설은 어쩔 수 없이 대구스타디움을 운영하고 그 권리를 대구광역시에 돌려줘야 한다. 따라서 서희건설은 운영기간동안 대구스타디움의 적자를 보전할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비금도 풍력발전과 티엠파트너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대구스타디움. 사진=대구광역시 체육시설 관리사무소

서희건설 관계자는 이 두 회사에 대해 “현재는 자본잠식상태가 맞다”며 “그러나 앞으로 30년 간 어떤 수익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희건설은 해당기업에 대한 지분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두 회사는 BTL 방식 민자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기업이 20여 년간 사업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업에 대해 끝까지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경영 상식적 측면에서 비상식적인 일이다.

이로 인해 서희건설은 이 두 사업체의 늪에서 발을 빼지 못한 채 더욱 허우적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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