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 용량 5배·연산속도 20배↑
정보양 기하급수적 증가에
GPU처리방식 대비 전력효율 16배 높아

정무경 SK텔레콤 소프트웨어개발원 ML 인프라 랩장. 사진=이건엄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가속기를 개발해 상용화 하는데 성공했다. AI처리 속도와 양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향후 AI사업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가속 솔루션(AIX, AI Inference Accelerator)을 소개했다. 국내에서 인공지능 가속 솔루션을 개발해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서비스에 실제 적용까지 한 것은 SK텔레콤이 처음이다.

손바닥만 한 카드 모양으로 생긴 인공지능 가속기는 우선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와 관련한 서버에 적용됐다. 2016년 인공지능 스피커로 처음 시중에 나온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는 현재 내비게이션·키즈폰·셋톱박스 등에도 적용돼 있다. 지난 1분기 ‘누구’ 서비스를 이용하는 월 실사용자가 30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속기 하나만 설치해도 ‘누구’ 서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 용량이 약 5배 정도 늘어나고 딥러닝 연산 속도는 20배 가까이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공지능 가속기가 필요하게 된 데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서비스와 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보안·쇼핑·인터넷 검색 등 생활 전 분야에 인공지능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가속기를 쓰는 장점 중에는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별도로 서버를 증설하지 않고도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 처리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SK텔레콤

정무경 SK텔레콤 소프트웨어개발원 ML 인프라 랩장은 “인공지능 가속기는 전력 효율성이 GPU 방식 가속 솔루션보다 16배 정도 뛰어나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가속기는 인텔·화웨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분야다. 인텔의 자회사이자 프로세서 개발 전문 기업인 모비디우스는 지난해 7월 USB 모양의 인공지능 가속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인공지능 가속기가 활용될 수 있는 분야도 다양하다.

‘인공지능 비서’와도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 서버에 인공지능 가속 솔루션이 적용되면 스피커가 반응하고 대답하는 시간이 빨라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대답을 할 수 있게 된다.

보안 서비스 영역에 적용되면 좀 더 상세한 주변 환경 분석과 대응책을 찾을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이번에 선보인 인공지능 가속 솔루션 외에도 인공지능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향상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추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2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인공지능 가속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데까지 성공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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