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북미관계 수립·한반도 평화 체제 건설 노력 동참
‘CVID’ 표현·비핵화 시한·구체적 조치 명시 안 돼
한미연합훈련 중단…주한미군 감축 없을 것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북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12일 한국시간 오전 10시(현지시간 오전 9시)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이뤄졌다. 이번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 내용을 포함한 공동성명 형식의 4개항이 담긴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국 두 정상은 한국시간 오후 2시 42분(현지시간 오후 1시 42분) 역사적인 서명을 한 뒤 합의서를 교환했다.

공식 발표 전 공개된 공동성명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김정은 체제 및 안전보장 제공을 공약했고, 김 위원장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차 확인했다. 북한은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인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급 관리의 후속회담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두 정상은 합의했다.

또 북미 양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 국민의 열망에 맞춰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하는데 추진키로 했으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 노력에 동참키로 했다.

더불어 성명에는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와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유해 발굴 및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과 관련한 이슈들을 놓고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진지한 의견 교환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북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의 중대 걸림돌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프로세스를 약 10년 만에 재가동하고, 한국전쟁(1950·6·25) 발발 이후 68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중대한 일보를 내디디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합의문에 담기 위해 줄곧 노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는 성명에 명시되지 못한 채 김 위원장의 ‘한반도 완전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에 그쳤다. 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시한이 성명에 담기지 못했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을 마친 뒤 역사적인 합의문을 채택하고 서명식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5시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비핵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많은 인력을 투입해 검증해 보이겠다”며 “김 위원장과 인권 문제도 짧게 논의를 했으며, 그도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김 위원장도 백악관 초청을 수락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은 중단하지만 주한미군은 감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주한미군 논의는 미래에 열리는 협상을 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역사적인 만남에서 새로운 출발”이라고 평하며,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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