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자산관리앤투자 개인지분 절반 서희건설에 셀프판매
셀프판매 금액 서희건설 전환사채 매입 방식으로 지분율 높여

서희건설 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일가의 순환출자구조 편취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장은 2014년 이후 한일자산관리앤투자를 연결고리로 한 순환출차구조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편취 의혹이 일고 있다.

2018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서희건설 그룹은 서희건설→한일자산관리앤투자→유성티엔에스→서희건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서희건설이 한일자산관리앤투자의 지분 50.41%를 보유하고,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유성티엔에스의 지분을 16.72% 가지고 있다. 또 유성티엔에스가 서희건설의 지분 19.15%를 보유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제작=박현군 기자

이봉관 회장은 서희건설 16.05%, 유성티엔에스 22.57%, 한일자산관리앤투자 49.59% 등의 지분을 보유한 채 서희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한일자산관리앤투자를 주목해야 한다. 이 회사는 2013년 말까지 이봉관 회장의 장녀 은희 씨가 40%, 이봉관 회장과 차녀 성희 씨가 각각 30% 등 총 100%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이봉관 회장의 개인회사였다.

또 당시 푸른경남, 숭실라이프, 동대문환경개발공사 등에 투자한 후 서희건설에 발주를 주는 방식으로 디벨로퍼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숭실라이프는 현재까지도 사업이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한일자산관리앤투자의 이봉관 회장과 특수관계인(두 딸)의 지분 100% 중 50.41%가 서희건설에 넘어간 상태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봉관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지분의 절반을 서희건설에 매각할 의사를 밝혔고, 이 지분을 회사에서 인수할 것을 셀프 결정한 후 현금화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지분을 매각했으나 한일자산관리앤투자에 대한 경영권은 자신의 개인지분과 서희건설 지분을 통해 여전히 100% 행사하고 있다.

결국 이 회장은 서희건설 회사자금으로 서희건설 개인지분을 늘린 셈이다. 2013년 말 기준 이봉관 회장 일가가 보유한 서희건설 지분은 7.68%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이 회장 일가의 보유지분은 16.05%로 늘어났다.

이 회장은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구조를 이용한 회삿돈으로 자신의 지분을 늘려왔다.

이봉관 회장의 수상한 경영권 강화 사례로 인해 시민사회단체에서 상호출자제한과 순환출자제한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총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 대해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대상을 1조원 혹은 모든 기업집단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연대 관계자는 “상호출자구조와 순환출자구조는 오너의 기업 사유화를 유발하여 전체 경제구조의 건전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그 규제대상을 재벌 대기업집단에서 중견기업까지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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