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러닝 타임 130분…국내는 127분
사라진 3분…중요 장면 잘려
관객들 “배급사, 흥행 위해 무리한 편집” 주장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구글(위)과 네이버(아래) 검색. 상영시간이 다르게 표기돼 있다. 사진=구글·네이버 갈무리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판과 해외판 영상이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청 연령을 12세 관람가로 낮춰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 배급사가 멋대로 편집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원작 러닝타임은 130분인데 반해, 국내 상영작은 127분으로 3분이 줄어들었다.

인접국인 대만과 홍콩, 영국 등 해외에서 상영하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서는 버젓이 등장하는 장면이 우리나라 개봉 버전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국내 관객들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국내 관객들은 ‘사라진 3분’에 영화 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면이 담겨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삭제된 장면에는 인도 랩터가 테드 레빈(위틀리 역)의 팔을 물어뜯어 잡아먹는 다소 잔인한 장면이 포함돼 있으며, 렉시와 카르보타우르스가 라프 스팰(엘리 밀스 역)을 두고 싸우고 렉시가 승리한 뒤 포효하는 장면도 담겨 있다.

특히 렉시의 포효는 ‘쥬라기 공원’이라는 영화에서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을 오마주한 것으로, 관객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사진=개드립넷 갈무리

관객들은 UPI(유니버설 픽처스 인터네셔널) 코리아 측이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흥행을 위한 요소 중 하나인 어린이 관객을 잡기 위해, 등급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을 무리하게 편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6일 현충일과 오는 13일 지방선거 투표날 등 공휴일을 이용해 역대급 흥행을 올리기 위해서는 12세 관람 등급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현충일에만 118만명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관객들 사이에서는 예매 취소와 불매 운동이 퍼져나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번 사태에 대해 “12세 티켓 값 뽑겠다고 국내배급사가 임의로 원작을 잘라먹었다”라며 “이런 영화가 성공하면 배급사는 앞으로도 쭉 원작을 훼손하며 장사하겠지”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남자악당이 차에서 나올 때 실루엣으로 뒤쪽에 나온 공룡이랑 티렉스가 싸우는 장면인가? 실루엣으로 왜 보이나했는데 저거였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배급사인 유니버설 픽쳐스 코리아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경우는 처음 심의 신청된 영상이 127분 36초였다”며 “영상물등급위원회는 100분 영상이 들어오면 100분에 대해서만 등급 분류를 위해 심의를 하며, 심의 신청된 영상을 임의로 특정부분을 삭제하거나 훼손하는 경우는 없다”고 전했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영상 삭제 논란에도 흥행을 이어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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