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트렌드 망라한 완성차 전시
제한된 공간에서도 충분한 경험 선사

사진=이건엄 기자

‘2018 부산국제모터쇼’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개막 전 참가업체 규모 감소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여러 악재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등 최신 트렌드에 맞는 차량들이 대거 출품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R)과 접목한 체험 공간과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테마 공간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개막한 부산모터쇼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려 흥행을 예고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은 물론, 연인, 지역주민 등 남녀노소를 구별하지 않고 연령대가 다양했다.

서울에서 온 김영진(32)씨는 “평소에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휴가를 내고 연인과 함께 왔다”며 “특히 평소에 자세히 보기 힘든 수입차들은 가까이서 직접 앉아보고 경험할 수 있을 거 같아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의 주인공은 ‘혁신을 넘다, 미래를 보다’라는 주제에서 보듯, 친환경·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첨단 자동차다. 2016년에 20여대에 불과했던 친환경차량이 올해는 44대 가량 출품됐다.

특히 친환경차 출품이 대중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이뤄진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제네시스 부스에는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전기차 기반의 콘셉트카 에센시아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향후 제네시스는 차량으로 운전자가 집의 냉난방, 조명, 출입시스템까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에센시아에 적용할 계획이다.

사진=이건엄 기자

벤츠는 이번에 더 뉴 E300e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E클래스의 최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또 전기차 브랜드 EQ의 첫 콤팩트 콘셉트카 EQA도 출품했다. 주행모드에 따라 앞부분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스플레이 형태가 변하고 완충 시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하이브리드 대표주자인 토요타는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다양한 친환경차를 출품했다. 수소연료전지차(FCEV) 콘셉트카인 'FCV 플러스'가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FCV 플러스는 천장 부분이 투명한 하늘색 덮개로 돼 있어 미래지향적인 수소차의 면모를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는 니로 EV(전기차)를 공개했다. ‘고성능 스마트 전기차’를 목표로 개발된 모델로 완전히 충전하면 최소 380km를 주행할 수 있다.

사진=이건엄 기자

부산에 거주하는 이신영(36)씨는 “친환경차가 이렇게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구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주 수요층인 30~40대 남성들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투싼은 출시된 지 2년 반 만에 얼굴을 고치고 소비자들을 재공략할 예정이다. 신형 투싼은 더 웅장하게 바뀐 캐스케이딩 그릴에 헤드램프와 범퍼 디자인을 변경해 한결 세련된 모습으로 진화했다.

‘절치부심’하고 있는 한국GM도 중형 SUV인 이쿼녹스를 선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또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도 전시했다.

사진=이건엄 기자

쉐보레 부스를 찾은 이진성(28)씨는 “SUV 구입을 고려하던 중 이쿼녹스 출시 소식을 듣게 됐다”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괜찮아 실제 구매를 고려하려 한다”고 말했다.

각 부스에 마련된 체험공간도 관람의 즐거움을 더했다. VR과 증강현실(AR)을 접목시켜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충분한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수소전기하우스 존에는 클린 모빌리티 기술력을 소개하기 위해 넥쏘 차량 전시와 함께 수소에너지 생성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전시물과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바일 가이드를 운영한다. 관람객이 전시관 내 모든 이벤트를 체험하면 모바일 스탬프 총 1400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부스내 마련된 카페와 꽃집에서 상품과 교환할 수 있다.

기아차와 한국GM도 다양한 VR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기아차는 미래 자율주행 VR 시뮬레이터, 스팅어 VR 씨어터 등이 준비돼 있어 실제 차량을 주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국GM 부스에서는 VR 가상 드라이빙 체험 버추얼 다이내믹스 랩은 물론, 태블릿 PC를 통해 관람객이 직접 차량을 스케치할 수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경험할 수 있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의 멋진 플레이를 직접 펼쳐 볼 수 있는 버추얼 올스타, EV 라이프 경험을 제공하는 볼트 EV존도 마련됐다.

사진=이건엄 기자

벤츠는 관람객들이 EQ 브랜드 VR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EQ’의 Q를 본따 만든 동그란 쇼파에 앉아 VR 안경을 쓰면 벤츠의 전기차 전략과 EQ에 대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시장 뒷편에는 벤츠의 스포츠카·퍼포먼스 브랜드인 AMG를 타고 레이싱을 체험할 수 있는 VR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벤츠의 역사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박물관 형식의 체험공간이다. 이곳에는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비롯해 클래식 차량이 전시돼 있고, 벤츠의 자동차 기술 연혁도 알 수 있다.

토요타는 ‘토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TNGA)’에 대해 상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대형 터치스크린을 마련했다. 또 2분30초가량 항공기와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는 VR 공간도 준비했다.

한편 부산 모터쇼는 오는 17일까지 국내외 19개 완성차 브랜드 차량 203대를 선보인다. 자율주행·친환경차 등 미래 자동차와 관련 기술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이건엄 기자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