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품에 안긴 대한생명 10년 만에 개명‥예보 반대 여부가 최대 고비

[파이낸셜투데이 조경희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통했던 대한생명 인수와 함께 사명이 10년 만에 개명 될 것으로 보이다.

지난 2002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대한생명이 한화생명으로 이름을 바꿀 예정이기 때문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에 사명 변경을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킬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일 대한생명은 이사회를 열어 한화생명으로 바꾸기로 의결한 바 있다. 사명 변경 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간판 교체 등을 거쳐 창립 기념일인 10월 9일부터 새 사명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

이와 관련, 대한생명 관계자는 “사실 3년 전부터 명칭 변경 노력을 했고 지금이 가장 적기라 판단했다”면서 “대한생명을 한화가 인수한 지 10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대한생명이란 이름을 쓰고 있다. 그룹 차원에 사명 변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는 올해가 그룹 창립 60주년인데다 대한생명 10주년인 점을 고려해 ‘한화생명’으로 개명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금융 계열사의 맏형 격인 대한생명이 ‘한화’의 이름을 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10여년 동안 대한생명은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반대에 부딪혀 한화그룹 7개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기존 이름을 유지해왔던 것이 사실.

예보 입장에서는 대한생명 지분 24.7%를 팔아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한화생명으로 개명하면 기업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판단, 계속 반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사명 변경을 반대해온 이승우 예보 사장이 최근 퇴임하자, 예보가 사명 변경을 크게 개의치 않자 한화는 전격으로 개명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개명이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한 고비를 남았다. 대한생명이 사명을 바꾸려면 주총에서 주주 과반수 출석에 70%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 측 지분은 50% 수준이어서 예보가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하면 개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 보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대한생명이라는 브랜드가 이제까지 뇌리에 막혀 있는 데, 한화생명으로 개명하게 된다면 다소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다만 한화그룹 차원에서는 완전한 통합을 의미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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