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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소비가 동반감소하고 취업자 증가 폭이 석 달째 10만 명대에 그친 가운데 정부는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8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설비투자·소비는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광공업 생산·건설투자가 증가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는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작년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7개월째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는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빼고 그린북을 발간했다가 정부가 경제 상황 평가를 하향 조정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뒤늦게 이를 수정한 바 있다.

올해 4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분야에서 증가했으나 운송장비에서 감소한 탓에 전월보다 3.3% 감소했다. 3월(-7.8%)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다.

4월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증가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줄면서 감소세로 전환해 전월 대비 1.0% 줄었다.

지난달 할인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0.3%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백화점 매출은 2.0% 신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한국에 온 중국인 관광객 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의 여파로 반 토막이 났던 작년 5월보다 44.0% 늘었지만, 증가율 자체는 올 4월(60.9%)보다 낮아졌다.

5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월보다 0.8 오른 107.9로 높아졌고 신용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5.2% 늘었다.

취업자 증가 폭은 4월(12만3000명)까지 3개월째 10만 명대에 그쳐 정부 목표(30만 명)에 크게 못 미쳤다. 작년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31만6000명이었다.

올해 4월 전산업생산은 증가로 전환(-0.9%→1.5%, 전월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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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보면 광공업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면서 증가로 전환(-2.2%→3.4%)했고, 서비스업은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이 늘었으나 도소매업 등이 감소해 3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 컴퓨터, 석유제품 등의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5% 상승했고, 5월 국내 주가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에도 이탈리아의 정치불안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등으로 상승했고 국고채 금리는 하락했다.

지난달 주택시장은 서울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전세의 하락세가 확대(-0.19→-0.28%)했고, 지방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0.06%→-0.03%, 전월비)했다.

기재부는 “세계 경제 개선,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투자심리 회복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할 전망이지만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국민이 일자리·민생 개선으로 경기 회복세를 체감할 수 있도록 추경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경제정책 방향 및 청년 일자리대책 등 정책적 노력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올해 1분기 저소득층 소득이 줄고 분배가 악화한 것(가계동향조사)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해 “1분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명목소득이 3% 이상 증가했으므로 향후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일부 계층에 문제가 있으므로 (정부가) 소득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9%, 내년에 2.7%가 될 것이라며 정부(올해 3.0%)보다 어둡게 전망한 것에 관련, 국제기구는 한국이 올해와 내년에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하고서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반응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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