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치료 과정 직접 공유, 정보에 대한 보상
올해 하반기 블록체인 접목한 ‘휴먼스케이프’ 첫 선
HUM토큰, 추후 거래소서 현금화 가능
건강기능식품 및 의료기기 구입할 수 있는 디앱 개발 예정
11일 2차 프리세일 진행, 1차 하루만에 조기 마감

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 사진=한종해 기자

중증질환이나 난치·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럼에도 관련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병원에 가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관련 커뮤니티나 환우회가 존재한다 해도 병의 특성상 공개된 정보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 희소식을 전한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다. 휴먼스케이프는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이나 치료 과정 등 건강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공유하고, 해당 정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건강관리 네트워크 서비스 ‘휴먼스케이프’를 올해 하반기 시작한다.

아시아 최고의 환자 커뮤니티 조성을 꿈꾸는 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여의도 63빌딩 휴먼스케이프 본사에서 처음 마주한 장민후 대표는 겸손함과 자신감이 함께 묻어 나왔다. 장민후 대표는 제대로 된 건강정보 플랫폼과 환자 커뮤니티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환자들에게 익명성을 보장하는 정보 교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렇게 모인 정보를 제약회사나 의사, 병원 등에서 활용하고, 다시 환자들에게 정보가 제공되면 결과적으로 해결방안을 발견하거나 발전시킬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익명성이었다. 그래서 익명성이 최대 강점인 블록체인을 접목시켰다.

의료 데이터 관리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환자와 의료기관, 제약사, 정보 사업자 등 참여자끼리 정보를 안전하게 교환하고 저장할 수 있다. 환자가 스스로 질병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이는 암호화돼 저장된 뒤 사전에 협의된 영역에서만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핵심은 얼마나 다양한 환자 정보들이 기록되느냐다. 휴먼스케이프는 기록된 정보에 대한 보상으로 ‘HUM’토큰을 제공한다.

장민후 대표는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공유하면 휴먼스케이프가 만든 HUM토큰을 보상으로 제공한다”며 “중증질환 및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에게는 정보 자체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HUM토큰은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또한 향후 토큰으로 처방이 필요없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의료기기 등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디앱도 개발될 예정이다.

휴먼스케이프에 대한 예비 참여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특히 정보에 목말라 있는 환우회의 반응이 좋다.

장 대표는 “처음에는 경계하던 환우회들이 차차 휴먼스케이프에 진정성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증상에 대한 정보가 모여 연구 목적으로 사용됐을 때의 가치를 알아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제약사들도 긍정적이다. 제약사들은 임상 피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아직까지도 지하철, 구인사이트, 아르바이트 중개 업체 등에서 ‘○○○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단기알바(식약처인증)고액알바’ ‘생동성알바’ 등의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유다. 이런 방법으로 피험자를 모집한다 해도 실제 조건에 맞는 피험자가 아닐 확률이 90%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제약사들에게 환자들의 복약, 신체 상태 변화, 생활습관 등의 정보는 최적의 신약개발에 있어 필수적이다.

휴먼스케이프는 제약사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다. 제약사들은 휴먼스케이프를 통해 무의미한 정보는 거르고 꼭 필요한 정보만 수집해 신약개발이나 임상에 활용할 수 있다.

휴먼스케이프가 특히 주목하는 시장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환우회나 커뮤니티가 없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면 다행일 정도로 의료서비스가 열악하다.

장 대표는 “의료 접근성이 좋은 우리나라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병원에 가는 일이 흔하지 않을 정도다”며 “의료 정보만 제공 받으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환자들이 많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병원들과 업무 제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PC 보급률은 낮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는 점이 서비스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며 “휴먼스케이프가 열악한 의료 서비스 개선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의 1차 목표는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ICO(암호화폐공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장 대표는 “ICO에 나선 기업들 가운데 20%가량이 투자자들을 속이거나 사기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며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휴먼스케이프는 현재 프로젝트를 이해할 수 있는 의료전문가만을 대상으로 검증과 투자를 받고 있으며, 일반 투자자 대상 ICO는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뒤에 진행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아 이게 블록체인이었어?”라고 말하게 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와 휴먼스케이프의 장기적인 목표는 아시아에서 최고의 의료 커뮤니티 서비스로 거듭나는 것이다.

장 대표는 “난치와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비교적 숫자가 적어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이긴 하지만 약을 개발하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분야”라며 “이러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아시아 권에서 가장 뛰어난 환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놓는다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휴먼스케이프는 오는 11일 오후 9시부터 18일까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에서 HUM토큰의 2차 프리세일을 진행한다. 할인율은 7.5%가량이다. 앞서 지난 5월 31일 진행된 1차 프리세일(10% 할인)은 오픈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된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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