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까? 최근 일본의 라면회사 닛신식품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그대로 복사한 듯한 신제품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든 생각이다. 심지어 해당 제품은 ‘볶음면’이라는 한국어를 제품에 사용했다. 비슷한 제품에 한번 놀라고 제품명에 또 한번 놀랐다.심지어 해당 신제품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포장 색깔도 같은 분홍색이었다. 반면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불닭볶음면, 다시다 등 자사 제품을 모방해온 중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송해 대부분 승소했다는 소식은 그리 놀랍지 않았다.일본과 달리 중국의 한국 제품 베끼기는 어제
최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며 국회 문턱을 처음으로 넘었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보험금 청구 양식 통일 및 방법 간소화를 권고한 후 14년 만이다. 보험업계에서도 숙원사업 중 하나가 첫발을 내디딤에 따라 ‘올해는 다르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다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지난 14년간 번번이 무산돼 온 만큼, 이에 대한 명(明)과 암(暗)도 명확하다. 그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다.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국민 4000만명 이상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보험의 보험금
여선웅 직방 부사장이 총선 출마를 시사하며, ‘을지로위원회’가 민주당의 성역이기에 이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참으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육아휴직 이후 복직한 한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언론에 전해진게 불과 지난달이었고, 현재까지 전세사기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도 수 명이며, 바로 전일에도 현장에서 안전장치가 없어 한 20대 외국인노동자가 사고사했다.도대체 어떤 ‘성역’에 속한 이들이, 이렇듯 쉬이 목숨을 저버리는가. 이들을 더는 을이라 불러서는 안된다면, 이들을 대변하는 것이 ‘기득권’이라
옆집 아저씨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인들은 전혀 범접하기 어려운 재벌의 분위기는 풍기지 않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보고 든 생각이다.정 부회장의 인스타의 팔로워는 현재(5월 10일 기준) 80만명에 육박한다. 인스타를 보면 재벌의 위엄과 근엄함 보다는 흔한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대부분이다. 재벌이 아닌 친숙한 지인의 일상을 보는 것 같다. 친숙한 재벌의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정 부회장은 지난해 홈런을 쳤다. SSG가 창단 2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정상에 등극한 것이다. 파죽지세로 통합 우승을 거머쥔 SSG의
“요즘 누가 전통시장 가요. 동네마트 갈 것도 없고 쿠팡에서 주문하면 되는데요”최근 한 지인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들은 말이다. 문득 생각해보니 집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있는 전통시장에 언제가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어렸을 적 어머니와 손잡고 외할머니댁을 자주 갔다. 외할머니댁에 가기 전 근처 전통시장을 꼭 들르곤 했다. 어머니를 졸라 떡볶이 등 군것질로 요기하고 시장 구경하는 재미는 제법 쏠쏠했다.한때 전통시장 중 꽤 큰 규모를 자랑했던 그곳은 예전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근처 지역이 재개발된 영향도 있지만 시대가 변했기 때
은행권을 향한 ‘돈 잔치’ 비판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고금리 기조에 기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고, 성과급, 퇴직금 등 소위 ‘돈 잔치’를 벌이자 금융소비자의 부담은 외면한 채 별다른 노력 없이 돈을 번 은행들이 자기들 주머니만 채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IMF 금융위기 당시 막대한 세금을 들여 은행이 망하지 않도록 했는데, 정작 고객들이 어려울 때에는 이를 외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은행의 사회적 역할 확대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시기가 시기인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은행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
“가화만사성”은 아워홈에게는 먼 이야기일까? 최근 아워홈의 모습을 보고 문득 든 생각이다.일단락된 듯 보였던 ‘남매의 난’이 다시 벌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은 2021년 6월 구본성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지난해 3월에는 구 전 부회장이 회사를 상대로 1000억원대 배당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당시 주주총회에서도 이 안건은 부결됐다.이후 구지은 체제의 아워홈은 2020년 실적 부진을 딛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570억원에 순이익 255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를 보였다.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수완과 더불어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비유하고 나섰다.마크롱 대통령이 국민 70%가 반대한다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개혁에 나선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결단”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일 외교와 연금개혁 역시 “정치적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고 발언한 것이다.조수진 최고위원은 “국제사회는 대한민국과 프랑스를 비교하고 평가할 것”이라고까지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 및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악화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국내 목욕탕 960곳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에 수도 시설이 미비하거나 겨울철 수시로 동파 피해를 겪는 주거 취약계층들의 부담은 늘어만 가고 있다.금융권에서도 목욕탕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위해 설립된 저축은행이 바로 그것이다.최근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내림과 동시에 대출 금리를 올려 비판받고 있다. 다만, 맹목적인 비판보단 저축은행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지난해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1금융권과의 금리 격차를 유지하
KT 대표이사 인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KT 이사회는 지난 7일 윤경림 현 KT 그룹 Transformation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윤 내정자에 대한 최종 인선은 이달 말로 예정된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 후보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후보로 공식 내정된 지 보름 만에 말이다. 그야 말로 폭풍우다. 구현모 대표에 이어 윤 후보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경영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윤 후보가 사퇴 배경의 원인으로는 정치권 외압이 꼽힌다. 윤 후보는 지난 22
금융감독원장의 월권이 논란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14일 임원회의에서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은행 고액 성과급 논란이 일어나자 은행 과점 체제를 변경해 논란을 진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그런데 과점 체제 문제 지적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가 잘못됐다. 금감원은 금융감독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금융위원회 산하 법인이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상위 기관이며, 금융위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아
“매일하는 올리브영 세일 문자받기도 지긋지긋하다. 지금 궁금한 건 내 개인정보 유출 관련해 어떻게 처리되고 보상 받는지 여부다.”최근 한 소비자의 볼멘 목소리를 들었다.CJ올리브영의 연초 행보가 영 시원치 않다. 성과급 논란에 이어 개인정보 유출건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상장은 잠시 보류했지만 CJ올리브영은 업계에 적수가 없다. 엔데믹 전환 이후 메이크업 수요 증가와 더불어 기존 옴니채널 전략이 들어맞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2조65억원, 순이익 15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2%,
‘롯데건설 공사현장에서 50대 하청 노동자 사망.’ 짧게는 일주일, 길면 한 달 만에 접하는 뉴스다.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건설현장의 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죽지 않고 퇴근할 권리’를 지키기 위한 법령의 뒷걸음질이라는 전문가의 우려와 함께 시민사회 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법 시행 이후에도 일터 환경은 거의 그대로인 곳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모두 341명으로, 1년 전에 비해 그다지 줄지 않았다. 도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유리천장지수 10년 연속 최하위. 우리나라가 가진 불명예이자, 혹자들이 말하는 ‘여성상위시대’의 민낯이다.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해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1.1%로, OECD 가입국 중 26년째 1위라는 사실을 조명했다. 이어 한국기업은 여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내에서 여성의 교육 수준을 가장 높지만, 핵심부서에 들어가거나 관리직이 될 기회는 가장 낮았다고 지적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와 한국경제연구원도 앞서 비슷한 연구 결
‘세계 최초 5G시대’라는 타이틀을 내려놔야 하는 걸까? 정부가 지난 18일 이통사를 대상으로 한 ‘28㎓ 주파수 할당’에 대해 이용기간 단축 또는 취소처분을 내렸다. KT, LG유플러스는 28㎓ 대역 주파수 할당이 취소됐고, SK텔레콤은 2023년 11월 30일까지였던 이용기간이 반년 가량 당겨졌다. 정부가 투자 미흡을 이유로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는 제재에 나선 건 처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3년차까지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할 기지국 수를 수립하고 이행률이 10% 미만이거나 평가
일단 큰불은 꺼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최근 푸르밀 사태를 보고 든 생각이다.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겠다”며 “약 1개월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앞서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11월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며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이에 따라 400여명의 푸르밀 직원들과 협력업체는 반기를 들고 나섰다. 거센 반발에 신 대표는 지난달 24일부터 노조와 소통하며 견해차를 좁혔다. 약 2주간의 소통을 통해 지난 10
증권업계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단기간에 평평한 길로 돌아올 분위기가 아니다. 지난해까지 ‘유동성 잔치’로 함박웃음을 지었던 증권업계가 불과 1년 만에 ‘유동성 경색’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자금 경색 위험에 노출된 증권사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부가 손을 내민 것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0년 3월, 한국증권금융은 단기자금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빠지자 대규모 자금을 조성하고 증권사 유동성 공급에 앞장섰다. 한국증권금융 자체 기금 1조원과 한국은행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지난 4월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정치권이 개입되다보니 각사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해왔다”이달 초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손보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지난 7일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 인하폭은 지난 4월과 비슷한 1%대 초반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고물가, 고금리 속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통상 보험료 결정은 보험사의 자율적 권한이지만,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개입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치권까지
금융권에 ‘관치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연말 인사철이 되면 으레 나오는 얘기겠거니 할 수도 있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괜히 나오는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지난 4일 BNK금융그룹 이사회는 회장 후보군에 외부인사도 포함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을 개정했다. 그리고 며칠 뒤인 지난 7일 김지완 회장은 자진 사임했다. 김 회장은 2018년 회장 후보군에 외부인사는 들어올 수 없도록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을 변경한 바 있다.관련해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1일 국정감사에서 규정의 폐쇄성을 지적했고,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를 통해 발생한 20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지급보증을 철회하면서 촉발된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이 그야말로 꽁꽁 얼었다.사상 유례가 없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차제)의 채무보증 불이행으로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자, 정부가 나서 50조원의 유동성을 긴급 투입하고, 여기에 한국은행이 35조원을 추가로 풀겠다며 시장 불안 잠재우기에 들어갔지만, 후폭풍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춘천시는 지자체의 지급보증 이행에 대한 신뢰
속 알렉산더 대왕(알렉산드로스 3세) 이야기는 우리가 오늘날 익히 알고 있는 의 유래 중 하나다. 대왕은 유일하게 본인의 귀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이발사에게 침묵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병을 앓을 정도로 입이 근질근질했던 이발사는 끝내 우물에 임금의 비밀을 외쳤다는 이야기다.덕분에 알렉산더 대왕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이 세상 전역에 소문났으나, 대왕은 이발사를 문책하지 않고 되레 용서했다고 한다. 5일 데브시스터즈의 인기 모바일게임 ‘쿠키런: 킹덤’을 뒤덮은 해프닝은 해당 설화의 일